이슬람주의자들이 이집트의 기독교인 지역을 점령하고 가혹한 박해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집트 남부의 도시 달가(Dalga)는 인구 12만 명 가운데 2만여 명이 기독교인으로, 이집트에서 기독교인이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다.
그러나 지난 7월 3일 이집트 전 대통령인 무함마드 무르시가 축출된 이래로 이 도시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게 점령당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기독교인들이 세운 건물들에 침입해 오랜 역사를 지닌 교회의 성상이나 성화를 훔쳐내고, 전자 장비 등 고가의 물품들을 빼낸 뒤에 건물에 불을 지르고 있다.
이들은 또 많은 기독교인들의 집과 직장에서도 약탈과 방화를 자행하고 있으며, 이에 저항하는 기독교인들을 거리낌없이 살해하고 있어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 지역 콥틱교회 성직자인 요아니스 신부는 "이슬람주의자들이 이 지역에서 기독교인 주민들을 없애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기독교인들이 아주 작은 힘이라도 갖고 있는 걸 용인하지 않으며, 우리가 아무런 재산도, 직업도, 사업도 유지하지 못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달가에서는 40여 기독교인 가정이 폭력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으며, 도시에 남아 있는 기독교인들은 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대가로 무슬림들에게 뇌물을 제공할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 또한 기독교인 여성들은 안전을 위해서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교회들도 예배를 정기적으로 드리지 못하고 있으며,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인원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이집트 군부가 무르시 정권의 축출 이후 전국적인 권력의 공백 상태를 빠르게 메워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들에서는 이처럼 이슬람주의자들이 여전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달가를 점령한 이슬람주의자들은 주변 지역인 아시우트(Assiut)와 민야(Minya) 지방으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이집트의 대표적인 기독교인 지역이다.
현지 인권운동가인 에자트 이브라힘은 "달가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극심한 모독과 공포 속에 살고 있으며,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 지 오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권운동가인 이삭 이브라힘 역시 "코틱 교인들에 대한 이같은 공격은 이집트 역사상 전례가 없다"며, "그들이 겪고 있는 공포는 어떤 말로도 형용하기 힘든 수준이다. 언제 여러분의 집이 공격당할지, 언제 죽임을 당하거나 추방될지 모른 채 그저 앉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요아니스 신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들은 이 같은 폭력에 동일하게 폭력으로 맞서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에게 무기가 있었다고 한들 우리는 그것들을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며,"우리는 생명을 함부로 앗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