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동네에 장구소리가 한창입니다. 박성희 장로님이 인도하는 농악찬양팀이 온 동네를 돌면서 노방 전도를 겸한 농악놀이가 어제부터 동네 사람들의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어깨춤을 춰보신다는 동네 어르신의 모습은 아예 옛날 어린아이 시절로 돌아간 듯 보입니다.

마을에 할머니 혼자 사시는 집에서는 아침부터 부산합니다. 김장식 장로님을 팀장으로 하는 보일라 수선팀이 할머님 집에 오랫동안 고장 나 있는 보일러 시스템을 고쳐주느라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이신데 이미 어제 여러 집의 고장난 보일러를 고쳐줬고 오늘도 다섯 집이 이미 예약되어 있습니다.

곽종문 장로님은 마을을 돌면서 집집마다 무디어진 칼을 갈아드리는데 우리교회 부엌의 그 무딘 칼에 예리한 날을 세운 경력의 소유자답게 장로님의 손이 닿은 칼마다 예리한 모양새가 보기에도 섬짓할 정도입니다. 그렇게 집집마다 칼을 가시다가도 짬짬히 교회 수리 공사 현장을 들려보면서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챙기시느라 아주 바쁘십니다.

마을에 있는 교회에서는 황병국 장로님의 지시로 교회 외벽 페인트 작업이 한창인데 교회 외벽 치장을 한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미장 작업이 쉽지 않지만 페인트팀의 열정으로 교회의 외벽이 하루가 다르게 밝아지고 있습니다. 교회 수리는 외벽 미장만이 아니라, 지붕 교체, 화장실 개조, 교회내부 미장 등 여러 분야로 나뉘어서 각 분야별로 담당 팀들이 수고를 하는데 가능하면 집회에 지장이 없도록 하느라 공사 진척 속도가 조금 늦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그저 아름답기만 합니다.

어른들이 교회 밖에서 공사를 하고, 마을 봉사를 하는동안 교회 안에서는 어제부터 시작된 동네 어린이들을 위한 영어 성경학교가 열리고 있는데 오늘은 더 많은 아이들이 와서 담당한 선생님들이 즐거운 비명입니다. 당초 영어 성경학교는 이곳 마을 어린이들만을 대상으로 생각을 했는데 예상외로 이웃 마을에 사는 아이들까지 오는 바람에 교회안은 발들일 틈도 없이 아이들로 가득찬 가운데, 영어로 찬양하는 소리가 마을 어귀에서도 들릴 정도입니다. 비록 서툰 발음이기는해도 마냥 좋아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천사들입니다.

교회 뒤뜰에 임시로 마련한 주방에는 주서자 권사님을 팀장으로 한 주방봉사팀들이 사역자들을 위한 점심 식사로 칼국수를 준비하느라 한창입니다. 그중에서도 김옥분 권사님과 몇 분들은 오늘 저녁에 있을 마을 어르신 초청 잔치에 쓸 음식을 장만하느라 수고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이렇게 분주한 주방에 김사열 장로님께서 읍내에 나가셨다가 돌아오셨습니다. 동네에 몸이 병약하신 어르신들을 위해 야채습과 현미차를 만들어 주시는데 하도 많은 분들이 원해서 준비해 가지고 오신 재료가 동이나는 바람에 재료를 추가로 구입하느라 읍내 장에 다녀오시는 길이십니다.

교회가 이렇게 안팎으로 분주할 즈음에 마을회관에서는 청소년 사역팀이 마을의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을 모아 영어캠프를 열었는데 오전 예배와 성경공부에 이어서 오후에는 영어 개인지도를 비롯한 각 과목 학습지도도 해주는데 우리 교회에 계시다가 귀국하신 교우님들중 학교에서 가르치시는 분들의 특강시간도 마련되었답니다.

이 칼럼을 여기까지 읽으시면서 아마 이게 무슨 소린지, 왠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 가상 시나리오입니다. 지난 금요일예배에 중국과 일본으로 여름 단기 선교를 떠나는 이들의 헌신예배를 드리면서 갑자기 제 마음속에 고향의 성전이 허물어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느혜미야가 자신이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챙겨서 고향으로 가서 무너진 성전과 성벽을 수축하는 말씀이 떠오르면서 우리가 해야하고 할수 있는 선교와 봉사 사역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어제 토요일 아침에 청소를 마치고 장로님들과 함께 나누었던 가칭 “느헤미야 프로젝트”의 가상 시나리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혀 듣지 못한 이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는 선교도 소중한 사역이지만 이미 복음을 위해 지어진 교회중에 어려운 형편때문에 잃어버린 복음의 열정을 회복시키는 일도 귀한 일이라고 여겨지면서 느헤미야처럼 우리도 우리네 고향인 한국의 시골 마을에 있는 수리가 필요한 교회를 찾아가서 성전을 수축해주고 마을과 마을 사람들 주의 이름으로 섬기고 상한 영혼들을 보듬어 주며 특별히 좋은 교육 환경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섬기라는 하나님의 비죤을 마음에 담아본 것입니다. 멀지 않은 날에 오늘의 이 가상 시나리오가 선교보고서가 되어 여러분과 나눌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글 이승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