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낮 맨하탄 지하철 49번가역에서 시민들을 향해 시비를 거는 흑인 남성을 말리려다 선로에 떠밀려 사망한 한기석 씨(58)의 사고 직전의 사진을 뉴욕포스트가 전면에 게재, 인륜을 저버린 특종욕심이라는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이 사진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것은 유족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석 씨의 유족들은 갑작스러운 가장의 비통한 사망소식을 접한 직후에 연달아 끔찍한 사고 직전 장면이 담긴 뉴욕포스트의 표지까지 접하게 돼 그 충격이 더욱 커졌었다. 뉴욕우리교회 성도들인 유족들은 뉴욕우리교회가 제공한 거처로 피신한 상황이며 현재 기도로써 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충격 가운데서도 한기석 씨가 평소 신실한 성도로써 교회봉사에 힘쓰고 또 어려운 이들을 돌봤다는 증거는 유족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 한기석 씨는 어려운 살림 가운데서도 교회성전 청소를 도맡아 봉사했고, 늘 신앙을 붙들며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교회 관계자들은 증거하고 있다.

특히 사고당시 배경이 한기석 씨가 시민들을 향해 시비를 거는 흑은 남성을 말리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라는 증거도 나오면서 그의 의로운 행동들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사고 직후 한 씨에 심폐 소생술을 실시했던 의사 로라 케플랜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승객에게 불안감을 줬던 용의자로부터 한 씨가 승객들을 보호했던 것이다. 그는 용감했다”고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민사회의 고된 길을 걸어왔던 신실한 한인의 억울한 죽음과 또 언론의 선정적이고 어긋난 보도행태에 대한 비판이 결합돼 한인 사회를 비롯한 현지 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현재 한인들 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 현지 언론들도 한 씨의 죽음에 애도하고 있으며, 한국의 네티즌들도 인터넷상에서 한 씨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뉴욕우리교회 성도들은 참담한 심정 가운데서도 한 씨의 신실했던 모습을 기억하면서 교회장을 준비하고 있다. 뉴욕우리교회는 5일 저녁 8시 제미장의사에서 한 씨의 천국환송예배를 드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