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날 전날인 12일 저녁. 버지니아한인침례교회에서 준비한 ‘5월의 프로포즈’행사에서 웃지 못할 진풍경이 연출됐다.

교회 한편에 마련된 행사장. 나비넥타이를 메고 음식접시를 나르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자세히 봤더니 양승원 담임목사다.

주위를 둘러보니 양 목사뿐 아니라 교회 남선교회 소속 남성들이 같은 복장을 하고 음식 서빙에 여념이 없다. 음식 서빙만 하는가 싶어 주방을 둘러보니 이곳 또한 남성들이 평소 안 해본 음식준비를 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이와 반대로 근사한 드레스 복장으로 행사장에 참석한 여성들은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음식만 먹는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평소 같으면 교회행사 준비하느라 바쁜 쪽은 여성들이고 팔짱 끼고 앉아있는 쪽이 남성들인데 이날은 뭔가 다르다. 그 이유는 바로 이날 행사의 주인공이 여성들이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양 목사의 아이디어로 어머니날을 맞아 1년간 교회와 가정에서 수고했던 여성들을 위로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취지에서 준비됐다.

디너쇼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남성들이 준비한 저녁식사 이후 ‘5월의 프로포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초청된 최명자 사모와 곽재현 전도사의 찬양집회가 이어졌다. 이날 집회는 그 동안 다른 집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두 사역자의 또 다른 신앙적, 음악적 면모를 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서 웨이터로 여성들을 섬겼던 이명규 집사는 “우선 일년 내내 교회와 가정을 섬겼던 여성들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사랑을 섬김으로 표현할 때 오는 기쁨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교회와 가정에서 자주 이러한 섬김을 베풀어야겠다”고 말했다.

교회행사 때마다 섬김으로 수고했던 오금일 집사(여선교회 회장)는 “남성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서빙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우습기도하고 또 한편으로는 참 많은 위로를 받게 된 뜻 깊은 자리였다. 앞으로도 이런 날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승원 목사는 “어머니날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시도된 행사이다. 앞으로도 이 행사를 매년 개최함으로 여성들을 위한 아름다운 교회전통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 입장료와 남성들이 서빙을 통해 받은 팁은 올 여름 교회 단기선교팀 후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