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폐증, 정신분열증(조현병) 같은 일부 정신장애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남성들이 자녀를 갖는 나이가 늦어지는 경향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이슬란드의 유전자분석 기업인 디코드 지네틱스(deCODE Genetics) 사장 카리 스테판손(Kari Stefansson) 박사가 자폐증 또는 정신분열증 환자가 있는 가정의 부모와 자녀 78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정신장애가 환자 출생시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의 나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의 BBC 뉴스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이들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출생시 아버지의 나이가 많을수록 자녀의 유전자 변이와 가벼운 DNA 구조변화의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스테판손 박사는 밝혔다.


20세 아버지에게 태어난 자녀가 물려받는 변이유전자는 평균 25개인데 비해 40세 아버지에게 태어난 아이는 65개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자녀 갖기를 1년 미룰 때마다 자녀에게는 변이유전자가 2개씩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전체적인 변이유전자는 97%가 아버지에게서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여성은 평생에 쓸 난자를 한꺼번에 가지고 태어나 필요할 때마다 배란하지만 남성은 평생 새로운 정자를 만들어 내고 노화에 따른 유전자 결함이 바로 정자생산 때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스테판손 박사는 설명했다.


나이 많은 아버지로부터 자녀에게 전달되는 변이유전자는 신경장애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뇌는 신체의 다른 부위보다 더 많은 유전자가 활동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남자가 아버지가 되는 평균 연령이 1970년대 이후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에 자폐증 발생률도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 남성이 자녀를 갖는 나이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따라서 남성이 아이를 늦게 가질 생각이라면 젊었을 때 미리 정자를 채취해 냉동보관 해 두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