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공부벌레들, 성경을 파고들다”

지난 2일 뉴욕 타임즈는 하버드에서 37년간 재직한 피터 J. 고메즈(Peter J. Gomes) 교수의 인터뷰를 싣고, “하버드 학생들의 기독교를 향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했다. 고메즈 교수는 “최근 들어 종교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학교 내 기독 동아리들의 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며, “지금 하버드 학생들은 학교 인근에 위치한 교회와 성당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 대학은 1636년 목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돼 필수 교과 과정에 채플을 포함시켰으나, 갈수록 종교과목은 비인기 과목으로 전락했고 불과 몇 십 년 전만해도 기독교를 믿는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할 정도였다.

뉴욕 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학생들의 영적인 변화는 콜게이트 대학, 위스콘신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 등 미국 내 다른 대학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학교 내 비인기 과목이었던 종교관련 과목들을 신청하는 수강생들이 늘어나고 있고 학생들끼리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나 수업 중 토론의 주제가 1차원적인 관심사에서 믿음이나 영적 문제로 바뀌고 있다.

위스콘신 대학의 경우, 7년 전부터 종교학을 복수전공 과목에 포함시켰으며, 매해 70명에서 75명 가량이 수강하고 있다. 찰스 코헨 교수(Charles Cohen, 역사학, 종교학 담당)는 “학생들의 종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학생들은 종교의 지식적인 면과 영적인 면 모두를 알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으며, 리하이 대학(Lehigh University) 종교학과 학장 벤자민 라이트(Benjamin Wright) 교수 역시 “17년 전 종교학을 전공하는 학생은 2명에 불과했지만 수년 사이 18명에서 많게는 30명 정도가 매년 종교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하이 대학 교목 로이드 스테픈(Lloyd Steffen) 목사는 “전쟁이나 자살 문제 등 사회에서 일어나는 혼란스러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종교를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려고 한다”고 분석하며, 미국 학생들이 종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유로 9.11 사태를 통해 알게 된 종교의 영향력과 종교자유에 관한 정책들의 이슈화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