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한국과 일본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에 제2의 종군위안부 기념비가 세워졌다.
16일 미국 뉴욕주 낫소카운티 아이젠하워파크 내 베테란스 메모리얼(현충원)에는 그동안 미주 한인사회가 비밀리에 준비해온 종군위안부 기념부가 한국으로부터 도착해 건립됐다.
기념비는 낫소 카운티 공원국의 프랭크 카멀렝고 부국장 입회 하에 전몰장병의 이름이 기록된 영묘(靈廟) 좌측 넓은 잔디밭 중앙에 자리잡았다.
기념비는 종군위안부 희생자들의 고통과 처절함, 그리고 그들이 흘린 피를 상징하기 위해 붉은색 화강석으로 제작됐다. 앞으로 기념비의 관리와 보수는 낫소카운티 정부가 책임진다.
한미공공정책위원회 등 미주 한인단체들은 제2의 종군위안부 기념비 건설을 위해 은밀히 카운티정부와 협의해 왔다. 제막식은 오는 20일 강운태 광주시장의 미국 방문에 맞추어 열린다.
한인단체들은 일본 측의 방해공작을 우려해 모든 일을 비밀리에 추진했으며 통상 2년 걸리는 기념비 설치 허락, 장소 선정, 기념비 위원회 승인, 도안 및 제작, 공원국 설치 허가증 발행, 설치의 과정을 2주일 반 만에 마쳤다.
기념비 위원회는 카운티 정부와는 별도로 공원국, 원호처, 참전용사회등이 위원으로 돼 있어 향후 카운티 정부로서도 이 기념비를 함부로 철거하지 못한다.
기념비 비문에는 일본군이 '성적인 노예(Sexual Slavery)'로 삼기 위해 20만명이 넘는 소녀들을 강제로 납치해 갔고 이들에 대해 일본 군인들이 저지른 극악무도하고 가증스러운 범죄(Heinous Crime)는 반드시 인정되어야 하며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념비에 장식된 그림은 위안부가 학대받고 있는 사진을 바탕으로 가수 김장훈씨와 한국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제작했다.
제작 주체는 미국 정부를 대표해서 낫소카운티와 에드 만가노 카운티장이, 재미 한인사회를 대표해서 한미공공정책위원회(KAPAC)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광주광역시가 기록돼 있다.
공공정책위 이철우 회장은 "일본 정부와 의원들이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의 기림비 철거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번 기념비는 한국과 미국의 지자체와 재미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가 제작했기 때문에 일본 정부나 재미 일본인들도 감히 철거를 거론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