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계절의 시작에는 언제나 그 조짐이 먼저 옵니다. 비가 내려 눈을 녹이는 우수(雨水)와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는 경칩(驚蟄)이 오면 봄이 시작되고, 풀잎에 서리가 내리는 백로(白露)와 찬 이슬이 맺히는 한로(寒露)가 되면 겨울이 옵니다.

인생에도 계절이 있어서 성숙과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인생의 계절에 다가오는 조짐은 자주 어떤 느낌을 통하여 발견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답답함을 들 수 있습니다. 뭐라고 딱 부러지게 표현할 수는 없는데 마음이 답답하다면 그것은 내면의 세계에서 어떤 변화를 간절히 구하고 있다는 조짐입니다. 그런 답답함을 무시하고 그냥 지나치다 보면 삶은 화석처럼 굳어지게 될 것입니다.

침울한 느낌도 하나의 조짐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느낌은 내가 나에게 걸어오는 진지한 대화입니다. 침울한 느낌이 들 때에 우리는 우리 내면의 자아에게 “무엇 때문에 그렇게 낙심하고 있는 가”를 물어야 합니다.

불만족스런 느낌도 그런 조짐 중의 하나입니다. 주변의 흐름에 자신이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은 다른 말로 하면, “나에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자가진단이기도 합니다. 만족하고 있는 동안은 자기 자신에게 달콤한 휴식을 주고 있는 시간입니다. 이런 시간도 필요하지만 이런 시간이 길면 변화의 주기를 놓치고 맙니다.

느낌으로 오는 조짐을 우리가 무시하면, 그때부터는 조금 아프게 우리를 건드리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이 짜증섞인 음성으로 우리에게 불평을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에, 그것을 내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조짐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좋은 관계에 금이 가게 됩니다.

그러나 “아, 이것은 나에게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신호로구나”라고 깨닫는 사람에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양약이 될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대소사를 변화의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사람은 지혜있는 사람입니다.

변화는 축복입니다. 물론 좋은 방향의 변화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가장 좋은 변화는 하나님을 향한 변화,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변화, 하나님의 계획이 내 삶 속에 이루어지는 변화입니다. 다윗은 자신에게 변화의 조짐이 일어날 때마다 하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를 바르게 변화시켜주실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셨기 때문입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편 4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