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탈북자들의 증언으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상황이 더 잔혹해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수용소가 찍힌 인공위성 사진으로 북한도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할 수 없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 보도했다.


WSJ는 최근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와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탈북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20만 명 이상이 감금돼 있고 많은 수용자가 죽을 때까지 참혹한 환경과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김정일 사망 이후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이 북한을 탈출하려다 잡힌 주민들의 친인척들까지 수용소에 감금하도록 지시해 정치범 수용소의 수용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산악지대에 있는 수용소의 수감자들은 탈북 시도, 북한 지도자의 사진 훼손, 교회 예배 참석 등의 이유로 재판 없이 감금돼 있으며 기아와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수감자들은 수용소 감시병의 지시를 위반하면 고문을 당해 사망하기도 하고 여성 수감자들에 대한 성폭력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으며 심각한 기아로 자신의 딸을 때려 숨지게 한 이후 인육을 먹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WSJ는 소개했다.


또 북한 당국은 공식적으로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지만 인공위성 사진 때문에 수용소를 더는 부인할 수 없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북한은 최근 미 국무부가 수용소 등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여전히 매우 열악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에도 "미국이 소수 탈북자와 범죄자들이 만들어낸 소문에 근거한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인공위성 사진 등을 통해 탈북자들이 증언한 수용소를 증명할 수 있게 됐고 누구든지 인터넷에서 수용소 사진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됐다고 WSJ는 지적했다.


WSJ는 그러면서 최근 한국이 탈북자를 강제 송환하는 중국에 대해 항의하고 있으며 유엔, 적십자 등 국제기구들도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