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를 위한, 선교적 대학 지향해

현대 선교의 흐름을 이끌어 온 거장 故 랄프 윈터 박사가 1976년 설립한 윌리엄캐리국제대학(William Carey International University, WCIU)의 엘리자베스 스노델리 총장을 만났다.

캘리포니아 파사데나에 위치한 윌리엄캐리국제대학은 미국세계선교센터(US Center for World Mission)와 함께 현대선교운동의 중요한 축인 전방개척선교의 기지로, 미전도종족에게 복음을 전파하며 선교 일선에서 사역하는 여러 선교회들을 지원하면서 그들과 동역하고 있다.

윈터 박사에 이어 2대 총장을 맡고 있는 스노델리 총장은 “개교 이래 북미주를 중심으로 전방개척선교 리더들과 동역해 온 윌리엄캐리국제대학은, 이제 국제적인 대학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해외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면서 “비영어권 학생들의 언어 지원 교육을 위해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도서관을 통해 타 대학과의 활발한 자료 교류에 힘써 온 이 대학은 현재 윈터 박사의 애장 도서를 비롯해 그의 저서, 연구 자료들을 모아 리서치 센터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여기엔 도널드 맥가브란 박사 등 저명 신학자들의 서적도 함께 소장될 예정이다. 대학 내에는 자체 출판사도 있어 도서관 및 리서치 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통한 연구활동과 함께 서적 출간도 용이하다.

한편, 윌리엄캐리국제대학은 전방개척선교의 기지 역할을 위해 설립된 대학답게 커리큘럼 또한 선교지 지원에 필요한 과목들로 구성돼 있다.

광범위한 역사와 성경 문화 가르쳐

스노델리 총장은 “대부분의 신학교는 성경을 가르치고 훈련하는 데에 집중돼 있는 반면, 윌리엄캐리국제대학은 미전도종족이 거주하는 각 선교지에 성경적 이념을 기반으로 한 학교를 세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보다 광범위한 차원에서 역사와 성경, 그리고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박사 과정의 경우 미국의 여타 신학교와 달리, 비서구권 신학 배경을 지닌 석사학위자들도 진학이 가능하다. 현재 1백여명의 학생들이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 대학은 설립 당시 캠퍼스 구입에 관련된 예화가 특히 인상적이다. 윈터 박사가 수중에 있는 돈 1백 달러를 계약금으로 치르고, 나머지 필요한 재정 1천5백만 달러는 1백만명의 기부자들이 10불씩 모아 대지를 구입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선교에 동참하도록 하면서 돈이 아닌 믿음으로 세워진 학교라는 이야기다. 이같은 설립 이념에 따라 대학 스탭들도 청지기 정신 하에 돈보다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을 핵심가치로 삼는다.

선교사 배려하며 적은 학비로 공부 가능

스노델리 총장은 대학 운영에 필요한 재정과 관련해, “우리 대학은 학비를 많이 받으면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교사 훈련이 우리 대학의 존립 목적이기에 이들 선교사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적은 학비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부분의 대학들은 학생들이 내는 학비로 운영되는 데 비해 우리 대학은 자체 건물 관리를 통해 창출되는 부가수익으로 운영된다”며 “이는 타 대학이 하지 않는 실험적인 시도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허가는 받았으나 아직 미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이유로 스노델리 총장은 재정적인 어려움을 꼽으면서 “국제사회에서 학력과 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현재 ICHE 허가를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스노델리 총장은 내년도 계획에 대해 “캠퍼스 내 컨퍼런스를 개최할 공간을 따로 마련해 앞으로 선교사역에 관한 강좌를 많이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