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가 태어나면 무의식적으로 어머니의 젖을 찾는다. 이것을 본능(本能)이라고 한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반복적인 연습으로 훈련되지도 않았지만 건강한 아이로 태어났다면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누구를 막론하고 그렇게 한다. 이것이 살기 위한 인생의 시작점(始作點; starting point)이다.

자라면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과 발로 익힌 것으로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자신만의 재능을 발견하고 또한 재능을 키워나간다. 이것이 인간의 성장과정이다. 그러나 인지능력이 성숙되고 사춘기가 지나면서 자신만의 자아(自我)가 생겨나고 스스로 결정할 즈음에는 크고 작은 일에 시작점을 찍기 시작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자신의 계획과 의지로 시작점을 찍고 시작은 하는데 어떤 일은 끝까지 가서 일을 성취하지만 어떤 일은 끝까지 가더라도 실패하기도 한다. 어떤 일은 중도에 포기하고 그만두기도 한다. 이렇게 반복적인 실패와 성공, 그리고 포기와 실망을 통해 성숙되어 가는 것이 인생이다.

실패 때문에 시작점을 찍지 않을 수도 없고 중도 포기가 두려워 시작점을 안 찍을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기에 매일 매 순간마다 어떠한 일의 시작점은 반드시 찍게 된다. 그렇다면 성공을 위한 시작점은 어떻게 찍어야 할까? 이는 우리가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알면 된다.

우리는 하나님께로부터 와서 하나님께로 돌아간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생기(生氣)로 생령(生靈)이 되어 살다가 생령이 육과의 떨어짐의 순간인 죽음을 맞기까지 이 땅에서 사는 것도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섭리하심으로 살아가게 되어 있다. 하나님께로 가서 영광의 면류관과 상급을 받기 위해서는 이 땅에서의 시작점을 잘 찍고 결과도 아름답게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속담 중에 크리스천의 마음속에서 사라져야만 하는 속담이 여럿이 있다. 그 예로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된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 속에는 걸어가던지 뛰어가던지, 아니면 말을 타고 가든지 곁길로 가든지 지름길로 가든지 상관하지 않고 목적지에만 다다르면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천의 삶을 사는 이들이라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삶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비록 어그러지더라도 정직과 성실로 정로(正路)를 걸어가노라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섭리하심으로 모든 일이 진행되어지고 비록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하더라도 노력하며 나아간 과정을 아시는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을 믿는다.

또한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속에는 무슨 일을 어떻게 하여 벌든지 돈만 많이 벌어 쓸 때만 잘 쓰면 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여기에는 부정과 속임, 그리고 온갖 인간적인 방법이 동원된 비리까지도 포함됨을 누구나 다 무언(無言)에 묵인(黙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크리스천이라면 저울추를 속이지 아니하고, 비록 적게 벌더라도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인내로 기다리며 정직하고 근면하게 벌어야 함이 기본이고, 이렇게 성실히 사노라면 하나님께서 그 삶을 평가하시고 하나님의 방법으로 계산하여 우리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복으로 허락하심을 믿음으로 경험한 이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솔로몬은 잠언 21장에서 이렇게 권면하고 있다. “사람의 행위가 자기 보기에는 모두 정직하여도 여호와는 심령을 감찰하시느니라.” 이렇게 하나님의 감찰하심을 솔로몬은 알았기에 백성들의 모든 송사에서 공평하게 재판하도록 스스로 노력하였음에 만족하고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그리고 언제나 그렇지는 않지만 모든 일에 완벽하게 공평하고, 정직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그리고 언제나 공평하고 정직하게 살기 위하여 노력해야 함은 마땅하다. 그 시작점을 찍는 그 순간 이미 결과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결과를 위한 시작점이냐? 아니면 시작점을 찍고 나아가 결과를 예측할 것이냐? 에 따라 하나님의 섭리하심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여인을 마음에 품으면 이미 간음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바로 시작점을 보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평가가 그대로 나타나 있다.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서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과 하나님의 일을 하다 보니 돈을 버는 것과 그 결과의 차이는 상이한 것처럼, 누구나 천리 길을 걷기 위해 한걸음 내딛는 순간 그 목적지는 정해지는 것처럼 작은 일이라도 시작점이 시작되는 순간 마음의 결정으로 복이 아니면 화로 임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

복 받기 위해 신앙생활을 할 것인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신앙생활을 할 것인가?에 따라 복 받는 양은 분명 다르기에 시작점은 언제나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 되기를 소망하며 시작은 미약하여도 그 결과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언제나 창대해 지기를 믿음 가운데 행함으로 스스로의 헤아림대로 받기를 청한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 8:7)

김연규 목사(뉴욕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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