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둘러보면 세상이 온통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눈으로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코로도 변화를 맡을 수 있고 피부로도 느낄 수 있습니다. 꽃가루 앞에서도 두 눈을 부릅뜰 수 있다면 사계절 중 가장 환상적인 계절입니다. Flower Show나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메이컨의 벛꽃구경도 구미에 당기겠지만 알레지로 고생하는 분들은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길거리나 차 위에 “수북히” 자리잡은 연노란 불청객들과의 전쟁은 연례행사처럼 금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오랫동안 호흡기때문에 고생했던 아내가 세차업을 하는 성도님들을 위해 주말에는 비가 오지 않기를 기도한다고 이야기 때 그 마음이 참 고마웠습니다. 연노란 불청객이 찾아오는 이 계절에는 월요일에만 비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교회에 올 때마다 그리고 사무실에 앉아서 밖을 내다볼 때마다 교회 앞 쪽의 파란 잔디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지난 늦 여름에 땀흘리며 고생한 교우들의 노고의 열매입니다. 울며 씨를 뿌린 것은 아니었지만 그 헌신의 값진 결과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리고 작년에 잔디를 깔 때, 도로쪽의 잔디가 참 많이 부러웠는데 지금 보니 그녀석들이 미관을 망치는 천덕꾸러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럴줄 알았더라면 그 때 아예 몽땅 새로 깔 걸그랬습니다. 이걸 보면서 비교의 대상에 따라 우리의 관념이 천차만별로 변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어제 교회에 과실수 몇 그루를 심었습니다. 어디서 알아냈는지 아내가 인터넷으로 미국인 농장에서 매실나무를 주문했는데 마침 어제 도착한 것입니다. 한국식 매실이 열릴지, 미국식 매실이 열릴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우리 교회에 있는 과실나무 가족에 식구가 한 종류 더 늘어났습니다. 먼저 하늘나라에 가신 “과일농장 할머니” 고 이영용 집사님이 기증해 주신 나무들 중에는 한국 배나무, 단감나무, 앵두나무, 모과나무들이 교회당 주변에서 잘 자라고 있고, 이번에 심은 매실나무도 잘 자라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복숭아골 (Peachtree Ridge)인 이곳에 정작 복숭아 나무는 없습니다. 좋은 녀석을 몇 그루 심어야 겠습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자랍니다. 그리고 열매를 맺습니다. 우리 자녀들도 자라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몸만이 아니라 지혜도, 정신도, 믿음도 무럭무럭 자라야 합니다. 성령의 열매도 맺고, 빛의 열매도 맺고, 선한 행실의 열매도 맺도록 잘 길러야 합니다. 교회가 교회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서 자라고 열매맺는 일에 최대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은 저만의 꿈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 일은 우리들 안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우리들 안에 성숙으로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들의 자녀들에게서 그런 자람과 열매맺음의 결과를 기대하는 건 무리입니다.


찬란한 변화의 계절이 되고 보니 마음이 잡히지 않아서인지 글이 오락가락 합니다. ‘두’와 ‘서’가 갈팡질팡해서 두서가 없습니다. 봄이어서 그러려니 하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찬란한 변화의 계절을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