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지금 미국은 비전을 가진 보수주의자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주자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공화당 경선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6일 시카고 선타임스 등에 따르면 깅리치는 전날 시카고 교외에서 일리노이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유세를 펼치며 "(구약성경) 잠언에 '사람은 비전이 없으면 멸망한다'는 말이 나온다. 나는 이 말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미국 대선 레이스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깅리치는 미국이 큰 생각을 품은 대통령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자신이야말로 미국 정치를 정상으로 돌려놓을 준비가 돼 있고 큰 생각들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는 비전있는 리더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경선 레이스에서의 부진에 대해 "경기 계획을 재설정하는 하프타임을 갖고 있을 뿐"이라며 "앞으로 우주, 뇌과학, 에너지 문제 등에 대한 더 큰 생각들을 제시하면서 비전있는 보수주의자로서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깅리치는 보수주의 색채가 강한 남부 앨라배마 주와 미시시피 주를 릭 샌토럼 전 연방상원의원에게 내주는 등 고전하고 있다. 그는 오는 20일 치러지는 일리노이 예비선거에서 세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유권자 설문조사 결과 지지도가 롬니와 샌토럼에 크게 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깅리치는 보수주의자들이 샌토럼을 중심으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를 능가할 세를 모으는데 방해가 되는 존재라고 자신을 비난하는 데 대해 "옳지 않은 생각"이라며 공화당이 뚜렷한 선두주자 없이 오는 8월 플로리다 주 템파에서 열리는 전당대회까지 가게 되면 자신에게 기회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일리노이대학 정치학과 브라이언 게인스 교수는 깅리치에 대해 "인상깊은 면들을 많이 갖고 있지만 그의 또다른 면모가 반발심을 일으키게 한다"고 지적했다. 게인스 교수는 "공화당 유권자들은 깅리치가 1994년 미국의 신보수혁명을 이끌며 공화당이 40년만에 상·하원 다수당 위치를 동시 탈환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그의 두 번의 이혼 과정, 분열적인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의회 동료의 불만, 하원의장이던 당시의 윤리 문제 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