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미국에서 일부 기업이나 학교가 직원이나 학생들의 개인 페이스북 비밀번호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 미국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미네소타주의 한 고등학교 여학생이 이 지역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 관리가 이 여학생에게 다른 학생과 성관계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이는 페이스북내 개인 메시지를 조사하기 위해 그의 페이스북 비밀번호를 요구했지만 이는 학생들의 헌법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메릴랜드주의 교도소 관리도 취업희망자들을 면접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페이스북 비밀번호를 요구했다. 메릴랜드주 교정국은 이에 대해 취업희망자들이 조직폭력배들과 연계돼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들의 페이스북을 조사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내 일부 대학들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체육특기자들에게 학교 코치나 관리 담당자들과 페이스북 '친구'관계를 맺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대학들은 체육특기자들의 행실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같은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 법조계는 기업들이 면접과정에서 페이스북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것을 현행 법상 보호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취업희망자들은 이를 거부할 수 있고 거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만 사기업의 경우 거부시 채용하지 않더라도 이에 항의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는 것.
이에 따라 미국의 일부 의원들은 이를 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업주들이 취업희망자의 소셜네트워크사이트 계정의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미 법무법인 액신 벨트롭앤하크라이더의 베냄 다이야님 변호사는 "의회로 하여금 기업주들이 이같은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뒤 "기업주들이 취업희망자들의 헌법에 명시된 언론의 자유와 비합리적인 수색을 받지 않을 권리 등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메릴랜드주 교정국 등 공공기관은 지휘감독의 필요성을 들어 조직폭력배 연루 여부만 확인하도록 고안된 자동조사기술을 이용하면 이를 불법으로 주장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학교당국이 학생들의 페이스북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것은 불법소지가 커 보이는 등 사안에 따라 소송 등의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