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목사를 만나본 사람은 다 안다. 그에게 특출한 사업가의 기질이 있다는 것을. 어린 시절 심심풀이로 한 아이스크림 장사 때부터 돈을 벌었고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다닐 때에는 족집게 과외로 더 큰 돈을 만졌다. 하는 일마다 돈이 되자 미국으로 이민 와 더 큰 판에서 한번 돈을 벌어 보려 했다. 무턱대고 사업에 손을 댔다가 2년 만에 망했지만 1년 만에 8천불을 10만불로, 또 1년 만에 10만불을 80만불로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성령을 받은 이후, 그는 하나님께서 돈보다 자기 자신을 원하신다는 것을 깨닫고 ‘더 큰 사업’에 손을 대게 됐다. 바로 하나님이 마음껏 자신을 사용하도록 내어 드리는 과감한 복음의 사업이었다.
이후 그는 아프리카에서 선교하며 복음 전파 사역, 신학교 사역, 구제 사역을 감당했다. 이때 세운 일반학교가 7개, 신학교가 2개, 교회가 100개다. 그러나 건강상의 문제로 미국으로 돌아와야 했고, 은혜한인교회 부목사로 섬기던 중 주님의체육인교회 담임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당시 10명 규모던 이 교회는 신 목사 부임 후 주님의영광교회로 이름을 바꾸고 1년 만에 8백명으로 급성장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현재는 성인만 2천5백여명이 출석하며 LA를 대표하는 한인교회로 성장했다.
‘자신을 드린 투자’로 그는 지금 누구보다 ‘성공적인 목회’를 하고 있다. 사람 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누리는 기쁨과 만족이 그렇게 크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는 주님의영광교회에 자신처럼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이윤이라고 강조한다. 이제 그 이야기를 들어 보자.
그는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동아프리카 그레이스신학교, 케냐 글로리스쿨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예수 없이 못 사는 남자」, 「복받는 자리에 있으라」, 「삶으로 만나는 지성소」(두란노) 등을 저술했다.
-사업가에서 목회자로 변신하셨습니다. 둘 간에 공통점이 좀 있던가요?
“사업이라는 말은 어감이 참 다양합니다만, 이것을 장사라고 한다면, 전도 역시 복음을 파는 일종의 장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세상에 복음처럼 좋은 상품은 없습니다. 좋은 것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거저 나눠 주는 것이 전도입니다. 다만 문제는 받아야 할 사람이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받는 사람들이 그 필요성만 안다면 벌써 난리가 났을 겁니다. 그런데 그 수요가 적을지라도 공급은 무한정합니다. 즉 우리가 사람들에게 복음의 필요성만 알려 줄 수 있다면 무한정한 복음의 사랑과 깊음을 멈춤 없이 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그럼 우리의 과제는 복음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또 복음을 받아들였더라도 그것이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그것도 문제겠죠. 따라서 복음의 필요성과 사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기업(基業)이라고 부르십니다. 이 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업(企業)과는 좀 다른 뜻이지만 굳이 해석을 하면, 재산 혹은 상속(portion, inheritance)이란 뜻으로 사용되며 곧 ‘우리의 인생이 하나님의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재산이다, 하나님이 우리의 인생을 경영하신다, 우리가 곧 하나님의 비즈니스다’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기업으로서 이 복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요? 저는 믿는 이들의 삶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도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서 복음의 필요성을 깨닫고 또 그 사용법까지 알게 되는 것이죠.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따라서 우리 안에 있는 소망에 관해 묻는 이들에게 대답할 것을 예비해야 합니다. 소망을 갖고 살면서 우리의 삶이 곧 그들에겐 도전이어야 합니다.”
-둘 간의 관계에 대해 상당히 흥미로운 접근법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럼 목회자는 굳이 말하자면 일종의 경영자라고 볼 수도 있을까요?
“저는 목회를 매니지먼트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에 보면 ‘다스리는 은사’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자리에서 제대로 쓰임받도록 배치하고 비전을 세우고 이끄는 능력이 목회자에게 필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기를 ‘은혜’라고 하는데 무책임, 무계획하게 일해 놓고 그것을 은혜라고 해서는 안됩니다. 목회자는 복음을 전하는 일, 교회를 이끌어 가는 일에 있어서 주도면밀한 청지기, 하나님의 매니저가 되어야 합니다. 장사란 것은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이윤을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교회도 인간이 가진 한정된 에너지로 가장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매니지먼트가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3년 반이었는데 그 기간 동안 예수님은 가장 효과적으로 가장 극대화된 사역을 이루셨습니다. 엄청나게 효율성 있는 사역이었단 것이죠. 목회자들도 줄일 것은 과감히 줄이고 할 것은 지체 없이 하는 경영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의 경영과 세상의 경영은 비슷할 수는 있지만 분명히 달라야 하지 않나요?
“앞서 제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삶이 타인에게 도전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설명하고 싶습니다. 저는 부르심을 받은 후, 곧 아프리카 선교사를 자원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일을 할만한 재능이나 능력이 없지만 기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땅의 헐벗고 굶주린 이들을 보니 너무도 불쌍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복음을 가르쳐 주고 도움을 주고자 아프리카를 자원해서 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게 그런 감동이 왔습니다. ‘아브라함도 아프리카를 거친 후 인생이 대박 났고 예수님도 아프리카에 다녀 가셨으니, 내 인생도 아프리카를 지나고 나면 대박이 나겠구나’ 그곳의 사람들을 구하러 가는 것이지만 사실은 제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도 굉장히 수지맞는 결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그곳의 어려운 이들을 도우러 간다는데 하나님이 반드시 복을 주실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복을 부어 주셨습니다. 후원자가 참 많았던 덕에 저는 제가 선교사이지만 다른 선교사를 도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물질의 복도 많이 받았습니다. 초등학교를 5개, 중고등학교를 2개, 교회를 100개, 신학교를 2개 지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영양실조에 걸려 쓰러지기도 했지만 이 좋은 복음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누리게 하는 일이 얼마나 복된 일입니까?
저는 목회자의 경영은 세상과 비슷할 수는 있지만 분명히 이런 면에서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믿음으로 세상을 섬기고 사랑하고 돕고자 할 때, 말씀을 믿고 실천하며 나아갈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운 청지기로서의 경영을 할 수 있는 은혜를 얻게 됩니다. 여호수아에게 모세는 ‘너는 강하고 담대하라’ 했습니다. 말씀대로 살라는 것입니다. 솔로몬에게 다윗은 ‘너는 대장부가 되어라’ 했습니다. 이 역시 말씀대로 살라는 것입니다.
제 목회 철학은 ‘말씀대로’입니다. 우리가 말씀대로 믿고 말씀대로 살려고 하고 남을 섬기고 사랑하고자 하면 하나님은 반드시 역사하십니다.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면 모든 것을 주님께서 채워 주심을 믿습니다.”
-복음의 수요와 공급에 관해 말씀하셨는데, 일반적인 평가처럼 복음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이 삶에 어려움을 겪으면 무엇인가에 기대고자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들 어렵다 어렵다 해도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살 만합니다. 교회도 기도원에 올라가고 금식기도하는 간절함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교인들도 편안해지니 교회보다는 세상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또 하나는 영적으로 볼 때, 정말 마지막 때가 되어서 마귀가 더욱 많은 이들을 넘어뜨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도 영적인 면을 망각, 무시한 채, 세상으로 나가는 성공만을 좇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것과 열심히 전하는 것 뿐입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한인교회들 안의 여러 갈등들이 교회의 위상을 많이 떨어뜨린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해야 합니다. 우리는 미혹하는 영을 결박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의 가장 큰 모토 중 하나는 나와 내 집이 구원받는 교회입니다. 가장 큰 기도 제목이 바로 가족 구원입니다. 불신자 한 명이 전도되어 교회에 오면 그를 통해 온 가족이 전도되고 구원받는 일이 우리 교회에는 많습니다. 저 역시도 제가 믿으며 저의 집이 구원 받았고 아내를 통해 처가가 모두 구원을 받았습니다. 양가에서 목회자, 선교사, 신학교 교수가 다수 배출되었습니다. 악한 영을 결박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방법은 기도가 답입니다.”
-복음에 대한 수요가 적은, 이 혼란한 시대에, 주님의영광교회의 급성장 스토리는 참 놀랍습니다.
“제게 비법은 없습니다. 주님이 하신 일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우리 교회가 1년 만에 수백명으로 성장하고 또 수천명이 되자 풀러신학교에서 교회성장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나와서 연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결론은 ‘성령이 하신 일이다’였습니다. 담임목사가 카리스마적이지도 않고 뭐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데 이렇게 성장한 것은 성령의 능력 외에는 설명할 방도가 없단 것입니다.
제가 선교지에서 돌아온 지 6개월만에 한 10명 규모의 교회에서 연락이 왔는데 목회자가 없어서 성찬식을 못하니 도와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들을 보고 너무나 딱한 마음이 들어서 성찬식을 집례하고 왔는데 곧 그들로부터 청빙이 왔습니다. 큰 교회의 부목사도 좋았고 이후의 앞길도 창창하다면 창창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를 저리도 간절히 구하는 이들을 모른 척 할 수 없었습니다. 이 마음을 하나님이 기뻐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 후 2주 뒤에 다른 교회의 한 목사님이 은퇴하시며 교회 문을 닫게 되자 교회의 집기와 가구, 사무용품, 밴까지 모두 저희 교회에 기증해 주셨습니다. 사람은 고작 10명인데 가구는 넘쳐 나는 상황이 됐습니다. 또 선교지로 나가려던 또 다른 한 목사님이 기도 중 우리 교회가 생각났다 하면서 교회를 통합하시고 일본으로 가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얼마나 교인들을 잘 훈련해 놓으셨는지 모릅니다. 그 교회에서 30여명의 교인들이 우리 교회로 왔는데 정말 일꾼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성장하더니 두 달 만에 80명이 됐습니다. 물건도 왔고 일꾼도 왔으니 없는 게 없었죠. 그러면서 사람들이 밀려 오고, 꿈을 꾸었다면서 찾아 오고, 여튼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해서 첫 해에 10명 교인이 800명이 되었습니다. 그 해 동안만 5번 이사했습니다. 보십시오.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교회가 그렇게 급성장하면 성장통도 컸을 듯 싶습니다.
“성장통도 목회의 고충도 없었습니다. 우리 교회 교인들이 놀랄만큼 순종적입니다. 새벽예배 시간을 바꾸면 불만이 나올 듯한데 아무 불만도 없습니다. 건물을 살 때도 불만 불평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원래 건물을 살 마음이 없었습니다. 교회는 사람이지 건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건물을 빌려 쓰며 매주 음향 장비를 설치했다 철거했다를 반복하고 1천명 이상 밥 먹을 장소가 없어서 음식을 해다 나르고 참 별 일을 다 했습니다. 그러다 교인이 한 명 다치면서 교인들이 먼저 건물을 사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토랜스에 한 건물을 알아 보고 사기로 결정을 했었죠.
사는 것을 결정하기 전 주일에 설문조사를 했는데 찬성이 40%, 반대가 50%였습니다. 반대가 더 높았던 것이죠. 나머지 10%는 설문조사지에 ‘무조건 순종’이라고 쓰고 동그라미를 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설문조사를 보고 ‘이렇게 반대가 높은데 왜 반대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성도들은 ‘목사님이 하신다면 저희가 당연히 따라야지요’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왜 반대하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한인타운에서 프리웨이를 타고 교회에 가야 하는데 프리웨이를 운전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 왔습니다. 저는 그럼 ‘내가 만약 교회를 옮겼더라면 어쩔 뻔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럼 로컬 길로 내려가려고 했다’고 합니다. 저는 당시 프리웨이 운전을 못한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한 가지 결심했습니다. 성도들을 위해서 결코 교회를 LA 밖으로 옮기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이렇게 교인들이 순종적이고 저를 믿고 지지해 주는데 무슨 성장통이 있었겠습니까? 다만 제가 더 잘 보살펴 주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만 있습니다. 요즘도 우리 교회에는 많은 새신자가 오는데 그들이 모두 정착하지는 못합니다. 이게 다 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하면 오히려 미안할 뿐입니다.”
-최근 대형 건물을 교회로 구매하셨는데 불경기로 인해 힘들지 않으십니까?
“아무래도 불경기로 인한 어려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전체 재정의 30%를 선교비로 사용하며 절대로 이 부분만은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음으로 선교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돈이 없어서 괴로움 당하게 내버려 두지 않으셨습니다. 복음이라는 것은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고난 당하셨으니 우리가 사는 것이고 그가 가난해지셔서 우리가 부요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믿음으로 살기 때문에 하나님이 복을 주셔서 영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곤비함 없이 그 채워주심에 힘입어 사역하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교회의 사역을 통해 교인들이 복을 받고 변화된 삶을 사는 것을 볼 때, 교회가 부흥하는 것을 볼 때 그 감사와 기쁨이 더욱 넘칩니다.”
그러나 성령을 받은 이후, 그는 하나님께서 돈보다 자기 자신을 원하신다는 것을 깨닫고 ‘더 큰 사업’에 손을 대게 됐다. 바로 하나님이 마음껏 자신을 사용하도록 내어 드리는 과감한 복음의 사업이었다.
이후 그는 아프리카에서 선교하며 복음 전파 사역, 신학교 사역, 구제 사역을 감당했다. 이때 세운 일반학교가 7개, 신학교가 2개, 교회가 100개다. 그러나 건강상의 문제로 미국으로 돌아와야 했고, 은혜한인교회 부목사로 섬기던 중 주님의체육인교회 담임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당시 10명 규모던 이 교회는 신 목사 부임 후 주님의영광교회로 이름을 바꾸고 1년 만에 8백명으로 급성장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현재는 성인만 2천5백여명이 출석하며 LA를 대표하는 한인교회로 성장했다.
‘자신을 드린 투자’로 그는 지금 누구보다 ‘성공적인 목회’를 하고 있다. 사람 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누리는 기쁨과 만족이 그렇게 크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는 주님의영광교회에 자신처럼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이윤이라고 강조한다. 이제 그 이야기를 들어 보자.
그는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동아프리카 그레이스신학교, 케냐 글로리스쿨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예수 없이 못 사는 남자」, 「복받는 자리에 있으라」, 「삶으로 만나는 지성소」(두란노) 등을 저술했다.
▲LA 주님의영광교회 신승훈 목사. 탁월한 사업가였지만 ‘더 큰 사업’에 눈 뜬 뒤, 하나님께 자신을 드려 목회의 길을 걷고 있다. |
-사업가에서 목회자로 변신하셨습니다. 둘 간에 공통점이 좀 있던가요?
“사업이라는 말은 어감이 참 다양합니다만, 이것을 장사라고 한다면, 전도 역시 복음을 파는 일종의 장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세상에 복음처럼 좋은 상품은 없습니다. 좋은 것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거저 나눠 주는 것이 전도입니다. 다만 문제는 받아야 할 사람이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받는 사람들이 그 필요성만 안다면 벌써 난리가 났을 겁니다. 그런데 그 수요가 적을지라도 공급은 무한정합니다. 즉 우리가 사람들에게 복음의 필요성만 알려 줄 수 있다면 무한정한 복음의 사랑과 깊음을 멈춤 없이 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그럼 우리의 과제는 복음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또 복음을 받아들였더라도 그것이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그것도 문제겠죠. 따라서 복음의 필요성과 사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기업(基業)이라고 부르십니다. 이 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업(企業)과는 좀 다른 뜻이지만 굳이 해석을 하면, 재산 혹은 상속(portion, inheritance)이란 뜻으로 사용되며 곧 ‘우리의 인생이 하나님의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재산이다, 하나님이 우리의 인생을 경영하신다, 우리가 곧 하나님의 비즈니스다’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기업으로서 이 복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요? 저는 믿는 이들의 삶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도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서 복음의 필요성을 깨닫고 또 그 사용법까지 알게 되는 것이죠.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따라서 우리 안에 있는 소망에 관해 묻는 이들에게 대답할 것을 예비해야 합니다. 소망을 갖고 살면서 우리의 삶이 곧 그들에겐 도전이어야 합니다.”
-둘 간의 관계에 대해 상당히 흥미로운 접근법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럼 목회자는 굳이 말하자면 일종의 경영자라고 볼 수도 있을까요?
“저는 목회를 매니지먼트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에 보면 ‘다스리는 은사’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자리에서 제대로 쓰임받도록 배치하고 비전을 세우고 이끄는 능력이 목회자에게 필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기를 ‘은혜’라고 하는데 무책임, 무계획하게 일해 놓고 그것을 은혜라고 해서는 안됩니다. 목회자는 복음을 전하는 일, 교회를 이끌어 가는 일에 있어서 주도면밀한 청지기, 하나님의 매니저가 되어야 합니다. 장사란 것은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이윤을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교회도 인간이 가진 한정된 에너지로 가장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매니지먼트가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3년 반이었는데 그 기간 동안 예수님은 가장 효과적으로 가장 극대화된 사역을 이루셨습니다. 엄청나게 효율성 있는 사역이었단 것이죠. 목회자들도 줄일 것은 과감히 줄이고 할 것은 지체 없이 하는 경영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의 경영과 세상의 경영은 비슷할 수는 있지만 분명히 달라야 하지 않나요?
“앞서 제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삶이 타인에게 도전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설명하고 싶습니다. 저는 부르심을 받은 후, 곧 아프리카 선교사를 자원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일을 할만한 재능이나 능력이 없지만 기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땅의 헐벗고 굶주린 이들을 보니 너무도 불쌍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복음을 가르쳐 주고 도움을 주고자 아프리카를 자원해서 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게 그런 감동이 왔습니다. ‘아브라함도 아프리카를 거친 후 인생이 대박 났고 예수님도 아프리카에 다녀 가셨으니, 내 인생도 아프리카를 지나고 나면 대박이 나겠구나’ 그곳의 사람들을 구하러 가는 것이지만 사실은 제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도 굉장히 수지맞는 결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그곳의 어려운 이들을 도우러 간다는데 하나님이 반드시 복을 주실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복을 부어 주셨습니다. 후원자가 참 많았던 덕에 저는 제가 선교사이지만 다른 선교사를 도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물질의 복도 많이 받았습니다. 초등학교를 5개, 중고등학교를 2개, 교회를 100개, 신학교를 2개 지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영양실조에 걸려 쓰러지기도 했지만 이 좋은 복음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누리게 하는 일이 얼마나 복된 일입니까?
저는 목회자의 경영은 세상과 비슷할 수는 있지만 분명히 이런 면에서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믿음으로 세상을 섬기고 사랑하고 돕고자 할 때, 말씀을 믿고 실천하며 나아갈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운 청지기로서의 경영을 할 수 있는 은혜를 얻게 됩니다. 여호수아에게 모세는 ‘너는 강하고 담대하라’ 했습니다. 말씀대로 살라는 것입니다. 솔로몬에게 다윗은 ‘너는 대장부가 되어라’ 했습니다. 이 역시 말씀대로 살라는 것입니다.
제 목회 철학은 ‘말씀대로’입니다. 우리가 말씀대로 믿고 말씀대로 살려고 하고 남을 섬기고 사랑하고자 하면 하나님은 반드시 역사하십니다.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면 모든 것을 주님께서 채워 주심을 믿습니다.”
-복음의 수요와 공급에 관해 말씀하셨는데, 일반적인 평가처럼 복음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이 삶에 어려움을 겪으면 무엇인가에 기대고자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들 어렵다 어렵다 해도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살 만합니다. 교회도 기도원에 올라가고 금식기도하는 간절함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교인들도 편안해지니 교회보다는 세상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또 하나는 영적으로 볼 때, 정말 마지막 때가 되어서 마귀가 더욱 많은 이들을 넘어뜨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도 영적인 면을 망각, 무시한 채, 세상으로 나가는 성공만을 좇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것과 열심히 전하는 것 뿐입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한인교회들 안의 여러 갈등들이 교회의 위상을 많이 떨어뜨린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해야 합니다. 우리는 미혹하는 영을 결박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의 가장 큰 모토 중 하나는 나와 내 집이 구원받는 교회입니다. 가장 큰 기도 제목이 바로 가족 구원입니다. 불신자 한 명이 전도되어 교회에 오면 그를 통해 온 가족이 전도되고 구원받는 일이 우리 교회에는 많습니다. 저 역시도 제가 믿으며 저의 집이 구원 받았고 아내를 통해 처가가 모두 구원을 받았습니다. 양가에서 목회자, 선교사, 신학교 교수가 다수 배출되었습니다. 악한 영을 결박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방법은 기도가 답입니다.”
-복음에 대한 수요가 적은, 이 혼란한 시대에, 주님의영광교회의 급성장 스토리는 참 놀랍습니다.
“제게 비법은 없습니다. 주님이 하신 일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우리 교회가 1년 만에 수백명으로 성장하고 또 수천명이 되자 풀러신학교에서 교회성장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나와서 연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결론은 ‘성령이 하신 일이다’였습니다. 담임목사가 카리스마적이지도 않고 뭐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데 이렇게 성장한 것은 성령의 능력 외에는 설명할 방도가 없단 것입니다.
제가 선교지에서 돌아온 지 6개월만에 한 10명 규모의 교회에서 연락이 왔는데 목회자가 없어서 성찬식을 못하니 도와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들을 보고 너무나 딱한 마음이 들어서 성찬식을 집례하고 왔는데 곧 그들로부터 청빙이 왔습니다. 큰 교회의 부목사도 좋았고 이후의 앞길도 창창하다면 창창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를 저리도 간절히 구하는 이들을 모른 척 할 수 없었습니다. 이 마음을 하나님이 기뻐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 후 2주 뒤에 다른 교회의 한 목사님이 은퇴하시며 교회 문을 닫게 되자 교회의 집기와 가구, 사무용품, 밴까지 모두 저희 교회에 기증해 주셨습니다. 사람은 고작 10명인데 가구는 넘쳐 나는 상황이 됐습니다. 또 선교지로 나가려던 또 다른 한 목사님이 기도 중 우리 교회가 생각났다 하면서 교회를 통합하시고 일본으로 가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얼마나 교인들을 잘 훈련해 놓으셨는지 모릅니다. 그 교회에서 30여명의 교인들이 우리 교회로 왔는데 정말 일꾼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성장하더니 두 달 만에 80명이 됐습니다. 물건도 왔고 일꾼도 왔으니 없는 게 없었죠. 그러면서 사람들이 밀려 오고, 꿈을 꾸었다면서 찾아 오고, 여튼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해서 첫 해에 10명 교인이 800명이 되었습니다. 그 해 동안만 5번 이사했습니다. 보십시오.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교회가 그렇게 급성장하면 성장통도 컸을 듯 싶습니다.
“성장통도 목회의 고충도 없었습니다. 우리 교회 교인들이 놀랄만큼 순종적입니다. 새벽예배 시간을 바꾸면 불만이 나올 듯한데 아무 불만도 없습니다. 건물을 살 때도 불만 불평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원래 건물을 살 마음이 없었습니다. 교회는 사람이지 건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건물을 빌려 쓰며 매주 음향 장비를 설치했다 철거했다를 반복하고 1천명 이상 밥 먹을 장소가 없어서 음식을 해다 나르고 참 별 일을 다 했습니다. 그러다 교인이 한 명 다치면서 교인들이 먼저 건물을 사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토랜스에 한 건물을 알아 보고 사기로 결정을 했었죠.
사는 것을 결정하기 전 주일에 설문조사를 했는데 찬성이 40%, 반대가 50%였습니다. 반대가 더 높았던 것이죠. 나머지 10%는 설문조사지에 ‘무조건 순종’이라고 쓰고 동그라미를 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설문조사를 보고 ‘이렇게 반대가 높은데 왜 반대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성도들은 ‘목사님이 하신다면 저희가 당연히 따라야지요’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왜 반대하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한인타운에서 프리웨이를 타고 교회에 가야 하는데 프리웨이를 운전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 왔습니다. 저는 그럼 ‘내가 만약 교회를 옮겼더라면 어쩔 뻔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럼 로컬 길로 내려가려고 했다’고 합니다. 저는 당시 프리웨이 운전을 못한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한 가지 결심했습니다. 성도들을 위해서 결코 교회를 LA 밖으로 옮기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이렇게 교인들이 순종적이고 저를 믿고 지지해 주는데 무슨 성장통이 있었겠습니까? 다만 제가 더 잘 보살펴 주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만 있습니다. 요즘도 우리 교회에는 많은 새신자가 오는데 그들이 모두 정착하지는 못합니다. 이게 다 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하면 오히려 미안할 뿐입니다.”
-최근 대형 건물을 교회로 구매하셨는데 불경기로 인해 힘들지 않으십니까?
“아무래도 불경기로 인한 어려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전체 재정의 30%를 선교비로 사용하며 절대로 이 부분만은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음으로 선교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돈이 없어서 괴로움 당하게 내버려 두지 않으셨습니다. 복음이라는 것은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고난 당하셨으니 우리가 사는 것이고 그가 가난해지셔서 우리가 부요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믿음으로 살기 때문에 하나님이 복을 주셔서 영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곤비함 없이 그 채워주심에 힘입어 사역하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교회의 사역을 통해 교인들이 복을 받고 변화된 삶을 사는 것을 볼 때, 교회가 부흥하는 것을 볼 때 그 감사와 기쁨이 더욱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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