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음악의 창조주시요 위대한 음악가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 모든 만물에게 음악을 입력해 주셔서, 만물들은 하나님이 입력해주신 곡조로 창조 때부터 지금까지 노래를 하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는 창조력을 주시고 ‘새노래’로 찬양하기를 바라십니다. 이 때 부르는 노래가 찬송가입니다.”

오소운 목사가 지은 누구나 알기 쉽게 쓴 ‘21세기 찬송가 연구’(성서원)가 출간됐다.

오 목사는 14살 때부터 찬송가 작사·작곡을 시작하여 찬송가위원회와 찬송가공회의 전문위원으로 주일학교찬송가·어린이찬송가·통일찬송가·신작증보찬송가 등 각종 찬송가 편집을 주관하며 찬송가 연구로 평생을 살아왔다.

이 책은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속칭 ‘21세기 찬송가’의 연구서다. 1894년 언더우드 선교사의《찬양가》가 발간된 지 100여년, 우리나라에서 찬송가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오 목사는 “그러나 대다수가 어느 찬송가는 어느 책에 처음 실렸다더라 하는 식이어서, 내 마음에 차지 않았다”며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밝혔다.

오 목사는 이 책을 쓰면서 인터넷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어느 찬송가가 어느 책에 처음 발표되었다더라” 하는 식이 아닌, “어느 책 몇 장에 처음 발표되었는데 그 악보는 이렇다” 하는 식으로 쓰기 시작하니 자료가 너무 부족했다고 한다.

645장이나 되는 찬송의 해설을 쓰려다 보니 국내 자료가 너무 부족하여 영어·일어·중국어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 번역해 살폈고, 거기 나오는 책 이름을 키워드로 쳤더니 영미 헌책방에 100년 전 책들이 매물로 나와 있어서, 이를 주문하여 300권 가까이 되는 고서들을 샀다.

그 자료들을 가지고 우리 찬송을 검토해보니 너무 오류가 많았다. 자료를 하나씩 대조하여 고쳐 나가며 해설하다 보니, 너무 방대하여 3권으로 낼까 하다가 결국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한권에 묶었는데 1,088쪽이나 되어, 얇은 고급용지를 써서 두께를 줄여 초판이 나왔다.

오 목사는 집필 과정 중 재미난 현상을 발견했다. 18세기 찬송가는 거의 악보가 없는 무곡 찬송으로서 운율만 적혀 있어 운만 맞으면 어느 곡조로 불러도 상관없다는 식이었다.

19세기 초에 들어서면서 곡조 찬송가가 나타났는데, 한 곡조에 여러 가사를 붙여서 부르도록 한 것이다. 그것도 저마다 곡조와 맞추는 것이 달라서 이쪽에서는 A곡조에 B, C, D 가사를 붙였는데, 저 책에서는 전혀 다른 가사를 붙인 것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가사는 몸이요 곡조는 옷이다. 잘 어울리면 어떤 곡조로 불러도 상관없다”는 것이었다.

옛날 시골 교회에서 부르고 싶은 좋은 찬송이 있는데 곡조를 모르면 아는 곡조를 골라서 부른 것이 우리나라의 음악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들의 추세였음을 알게 된 것이다. 가까운 예로 미국에서 최근 발행한 장로교, 감리교 찬송가에 새 가사가 들어 있는데, 새로 작곡을 하지 않고 옛날 곡조 중에 애창 곡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찬송가 역사를 더듬어 보니 초대교회 찬송이 이렇게 시작된 것이고, 영국 감리교 찬송가 역시 다 아는 곡조에 맞춰 찬송가 가사를 썼던 것이다.

오소운 목사는 이제 《한국찬송가大事典》을 집필 준비 중이다. 사전(辭典)은 ‘언어를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벌여 싣고 낱낱이 그 발음·의의·용법·어원 등에 관하여 해설한 책’이지만, 대사전(大事典)은 백과사전(百科事典, encyclopaedia)이다. 100살까지 살 각오로 방대한 자료에 더 많은 자료들을 사 모아서 《한국찬송가대사전(大事典)》을 펴내겠다고 야심 만만한 각오로 오늘도 땀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