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미국에 살고 있는 사십대의 주부입니다. 제게는 남편과 두 자녀들이 있습니다. 남편은 자신의 일에 충실했고, 집에서는 좋은 아버지였습니다. 우연치 않게 남편의 서랍을 정리하다가, 한 여인의 사진을 발견했는데, 직장 동료라고 하는 남편의 말이 미심쩍어 며칠 뒤 다시 한번 물어보았더니, 마지못해 말하기를 고등 학교 때 만났던 첫 사랑이었다고 합니다. 한 번 결혼했던 경험이 있는 이 여인은, 동창회에서 만난 후, 이-메일을 통해서 남편과 계속 연락을 해 왔고, 지금은 두 사람의 관계가 어느 선까지 와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 후 남편과 저의 관계는 아주 서먹해졌습니다. 대화 뿐만 아니라 침실도 같이 사용하지 않은 지가 벌써6개월이 넘었습니다. 제 마음은 그 여인보다도 남편에게 더욱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들 키우느라고 20여년을 살아왔는데, 내 몸과 마음은 전혀 돌볼 새도 없이 살았는데, 남편이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만 보았던 이런 일이 제게 생길 줄은 상상치도 못했습니다. 남편은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와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너무너무 답답해서 도움을 청합니다.

A: 저는 주부님의 얘기를 듣고 너무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아려오는 것을 느낍니다. 때로 우리는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삼각 관계를 인조이하며 쎈티한 감정에 젖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리곤 그 내용들을 극찬하며, 영화 속의 주인공이 간접적으로 되어보곤 합니다. 그것이 나의 현실이 되리라고는 상상치도 못할 일이겠지요. 지금 이 현실을 바라보면서, 세상의 어떤 불행들도 내 것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정말 오지 말았어야 될 일을 주부님께서 만난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실이 이렇게 다가왔으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인생은 누구나 중년을 만나고 거치게 됩니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흔히 사춘기 때 겪었던 제 2의 사춘기라는 홍역을 치루게 됩니다. 어느 가정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태풍과도 같이 지나가야 하는 시기가 바로 중년의 위기입니다.

이 시기를 통해서 이혼하는 가정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새롭게 신혼에 들어가는 가정들도 있습니다. 주부님의 가정은 보통보다는 조금 큰 태풍이 불어온 것 같습니다. 평소의 대화를 즐겨 하셨던 부부라면, 이 위기를 생각보다 수월하게 넘길 수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솔직하게 남편과 대화하면서, 나의 부족한 점과 남편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던 점들을 찾으셔서, 변화의 시작으로 맞이하면 어떨까요? 틀림없이 중년을 넘어서는 남편의 마음 속에는, 20 여년을 살았던 아내의 모습 속에서, 권태를 느낄 수 있는 불만족한 부분들이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단지, 서로의 자존심 때문에 대화하지 못했던 대화의 단절이, 남편의 눈길과 마음을 풋풋한 첫 사랑의 여인에게 빼앗긴 것이 아닐까요?

틀림없이 남편은 그 가정을 사랑하며, 당신의 20여년의 수고를 알고 계십니다. 나의 자존심과 내 가정이 파괴되는 것을 저울질해서 달아보신다면, 내가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할지 알게 될 것입니다. 진실한 대화를 통해서 해결되지 못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혹시 이 사건을 통해서 남편이 실수한 일이 있을지라도, 남편을 너그럽게 받아주는 마음이 필요 합니다. 주부님의 가정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서… 이 기점을 통해서 남편의 애인이 되어주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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