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스물 살이 넘어서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교회 다니는 친구를 따라서 청년 하기 수련회에 갔다가 그 곳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지요. 저희 가정은 아무도 믿지 않고 제가 처음 신앙 생활을 했기 때문에, 힘들고 외로운 신앙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결혼 조건으로 무엇보다도 신앙이 첫번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회 청년부에서 열심히 신앙 생활하던 남자 청년을 만나서 얼마동안 교제를 나누다가 결혼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결혼 전에는 그렇게 열심히 신앙 생활하는 것처럼 보였던 남편이 새벽 기도회에도 나가지 않고, 십일조 드리는 것도 못마땅해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소한 일에도 자꾸 말다툼이 일어나고, 끝내 성격이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에서 그렇게 살다가 미국에 왔는데, 미국에 오면 뭔가 달라질까 했지만, 남편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어요. 요즘은 서로 이혼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목사님, 우리 부부가 개선될 수 있나요? 아니면 이혼해도 되나요?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A: 한국에서 힘든 생활을 하시다가 미국까지 오시게 되었는데, 남편 때문에 미국에서도 힘든 생활을 하신다니,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가정은 보금자리와 같이 따뜻해야 하는데, 가정에서 부부 사이에 불협화음이 일어나 시끄러워진다면,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부인은 결혼 전에 기도를 많이 했답니다. 수 년 동안 하루에 몇 시간씩 정해 놓고 기도 생활을 했는데, 배우자 기도는 몇 주 정도 했답니다. 그러던 중에 어떤 남자 청년이 본인이 다니는 교회 청년부에 처음 나왔지요. 처음 보는 사람인데, 어디서 많이 본 듯 했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결혼 기도 하던 중에 꿈에서 본 사람이었다는 겁니다. 그것도 한 번 본 것이 아니라, 두 번을 보았고, 세 번째 꿈에서는 그 형제의 어머니까지 보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전에 전혀 만나 본 적이 없었던 사람을 꿈에서 보고, 얼마 후 교회 청년부에서 직접 보게 되었다니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더욱이 그 꿈에서 앞으로 결혼 상대가 될 것 같은 어떤 마음의 조짐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여하튼 그 자매는 모른 척하고 있었는데, 그 형제가 신앙 서적을 빌려 준다면 다가오더니,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교제가 시작되었대요. 그 자매는 형제가 본인의 이상형도 아니고, 장래의 신랑감으로 생각지도 않고 있는데, 그 형제가 두 번째 만나더니, 프로포즈를 해 오더랍니다. 처음에는 무척 당황이 되고,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아서, 선뜻 대답하지 않고 약 1년 정도 끌다가 적당한 시기에 끊으려고 했는데, 그렇게 마음을 먹을 때마다 이전의 꿈 생각이 자꾸 나더랍니다.

만일, 이 형제를 끊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하나님께서 이 형제를 짝으로 정해 주셨다면, 그래서 특별한 방법으로 보여 주시고 만나게 해 주셨다면, 그 형제를 떠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 같더랍니다. 그래서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만나면서도 많이 갈등을 하며 꾸준히 기도했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이 정해 주신 짝으로 믿고 그 이듬해 결혼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그 형제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준비되지 않았더랍니다. 아직 학생이라 경제적인 것은 물론이고, 한 가정을 이끌어갈 만한 심리적, 정신적, 그리고 신앙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답니다. 그 때부터 자매는 혼자 하나님께 매달리며 “왜 이렇게 미숙한 사람을 제 남편으로 삼아 주셨어요?” 기도하면서, 그 형제를 하나하나 코치(coach)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나, 형제는 역기능 가정 (dysfunctional family)에서 오랜 동안 자랐기 때문에, 좀처럼 변화되지 않았답니다. 자녀들도 낳고 시간이 많이 흘러서 미국까지 왔지만, 지금도 두 사람은 신앙의 차이, 성격의 차이 때문에 싸움이 잦답니다. 심한 싸움을 하고 나서는 이혼도 생각하곤 한답니다.

이 가정을 상담하면서, 저는 두 가지 처방을 내렸습니다. 하나는 두 분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요, 그 안에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계획이 들어있다고 분명히 말씀 드렸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신비스러운 경험을 통해서 정확한 만남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께서 맺어 주신 짝은 절대로 인간의 생각을 따라 갈라질 수 없고, 갈라져서도 안 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단, 그들이 헤어질 수 있는 조건은 있습니다. 부부 중의 한 쪽에서 간음이나 간통 사건을 저지르는 경우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경우입니다. 이것은 성경이 허용하는 헤어짐의 조건이 됩니다. 성도님의 경우도, 이 분들처럼 신앙 안에서 만난 부부입니다. 따라서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두 분들 역시 하나님의 계획하심 가운데 하나님께서 짝지어 주셨다고 믿습니다. 성격 차이나 신앙 차이 때문에 이혼을 생각하고 시행한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고 인위적인 행위입니다. 하나님께서 절대 기뻐하시기 않고, 그 이후의 삶을 전혀 책임지시지 않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참으로 짧습니다. 이 짧은 인생 길에서 외롭지 않도록 믿음의 귀한 배우자를 주신 것을 정말 감사하시며, 사람을 변화 시키는 것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굳게 믿으시고, 남편의 변화를 위해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원하는 남편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남편상, 남편의 성품이 되도록 간절히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반드시 두 분의 가정을 아름답게 이끌어 가실 줄 믿습니다.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돕는 자 (히브리어. 에제르)로, 남편과 아내가 살아갈 때, 그 가정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귀한 가정이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께서 관심을 두시고 사랑하시는 귀한 가정이 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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