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고난당하여 죽으시기 하루 전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고 최후의 만찬을 나누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예수님은 가룟 유다에게 회개할 기회를 계속 베풀어주셨지만 결국 그는 예수님을 팔아넘기기 위해 한 밤 중에 그 곳을 빠져나갑니다.

이제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을 아시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요13:31) "그(가룟 유다)가 나간 후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지금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도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도다" 고통스런 죽음이 목전에 다가오고 있는 질식할 것 같은 그 마지막 순간에 주님께서는 뜻밖에도 지금 인자가 영광을 얻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 술 더 떠서 하나님께서도 주님을 인하여 영광을 받으셨다고 선포하십니다. 절박하고도 처참한 죽음을 뛰어넘는 영광, 또 아들의 죽음을 통해서 받으실 영광이란 바로 십자가입니다. 하나님은 죄와 사망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십자가, 또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증거 되는 십자가를 통해서 영광을 받으신다는 것입니다. (고전1:18)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이 인간의 이성을 뛰어넘는 진리이며, 오직 믿음으로 누리는 하나님의 역설적인 은혜인 것입니다.

반대로 세상은 박수 받고, 환호를 듣고, 은근히 자기가 높아지고 칭찬을 듣는 것을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시합에서도 이긴 사람은 영광을 얻고 패배한 사람은 고통을 받습니다. 공부를 잘 한 사람은 영광을 얻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아픔을 느낍니다. 이민생활도 돈을 잘 벌고 성공한 사람은 영광을 얻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이런 세상의 풍토가 교회 안에 들어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보다 앞서려고만 하고, 생색만 내려고 하고, 박수와 칭찬을 들으려고만 하게 되어서 세상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신앙생활로 전락해 버리게 됩니다. 결국 주님과 싸인이 안 맞아 예수를 믿는다고는 하지만 주님과 함께 하지 못하는 외식하는 신앙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제자들에게 (마16:24)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의 우리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는 길은 바로 십자가의 희생과 헌신이 있는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지난 주일에 있었던 '9.11 새 생명 전도 축제'는 많은 성도님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한 행사가 되었습니다.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위해 금식하며 열심히 기도하고 발로 뛰었습니다. 안내 위원들은 특별하지 않으면 입기가 쉽지 않은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정성을 다했습니다. 1대 교구 여선교회가 준비한 새 신자 도시락은 값으로 매기기가 어려운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교회를 청소하고 페인트칠을 하고 집기를 옮기며 기쁨의 비지땀을 흘린 분들과 교회에서 봉사하는 분들을 위해 식사로 섬긴 분들이 아름다웠습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가득 채운 떡 선물 세트를 준비하신 분들 그리고 정성스런 꽃꽂이, 아브라함이 모리아 산에서 이삭을 바치려고 했던 것과 같은 순종으로 열매를 맺은 '하늘 향기' 잡지, 자신을 뛰어넘는 큰 비전으로 하나가 된 찬양팀, 기도의 응답으로 준비된 박지혜 자매의 찬양 간증과 한국에서 준비한 수저 선물 세트 등등 헌신과 희생의 십자가 믿음이 넘쳐났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행한 모든 일들이 행사를 위한 일들이 아니라 예수 생명의 열매가 되기 위해 2주간(9월19-30일) 동안 각 교구와 지역과 구역, 남녀 선교회가 하나 되어 하나님께서 교회에 보내주신 성도님들을 심방하여 살펴드리고 사랑으로 교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인도네시아 성회로 제 십자가를 지고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우리 모두를 통해서 십자가 신앙의 영광이 회복되는 기쁨이 넘쳐나기를 기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