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독자유민주당(가칭) 창당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광훈 목사는 기독자유민주당의 정책과 강령, 그리고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와 자신에 대한 오해와 비판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전 목사는 이번 창당이 오랜 준비와 공감대 형성을 거쳐 이뤄진 것이며, 자신이 국회의원 혹은 대통령에 출마하거나 타종교와 마찰을 일으키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기자들의 주요 질문과 전광훈 목사의 답변.

▲전광훈 목사가 기독자유민주당 창당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왜 굳이 기독교 정당을 만들려 하는가.


“4년 전 조용기 목사님과 故 김준곤 목사님이 저를 불러서 ‘나라와 사회가 어려우니 기독당을 만들어서 대처해야 한다. 전광훈 목사에게는 청교도영성훈련원 조직이 있고 장경동 목사에게는 대중적 영향력이 있으니 둘이 힙을 합쳐서 추진해 보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는 성경적·정치학적으로 깊이 생각해 보지도 못하고, 그저 교계 원로들이 말씀하시니 순종하는 마음으로 추진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만만치 않은 일이더라. 목사가 왜 정치를 하느냐면서 욕하는 글이 인터넷에 수없이 올라갔다. 가족들도 큰 상처를 받았다. 그러나 교계 원로들이 잘못된 일을 맡겼겠나 싶어 끝까지 힘껏 밀어붙였다.


그 결과 총선에서 약 45만 표(2.59%)를 얻었다. 이는 그 당시 두 가지 큰 악조건 속에서 이룬 것이다. 첫째는 창당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선거를 치렀고, 둘째는 모 정당의 압박으로 245개 지역구 대표들의 출마를 취소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기독교인들의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봐도 좋은 것이다. 2.5%도 득표하지 못하는 정당은 국민들의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기에 선관위에서 해체시키는데, 통일교 가정당은 해체됐지만 기독당은 당당히 살아남았었다.”


-다종교 사회에서 기독교 정당의 활동이 종교간 갈등을 야기하지 않겠나.


“제가 시청 앞에서 자주 애국집회를 하는데, 그 때는 불교계 스님들도 모셔서 연설을 하게 한다. 그분들과 집회를 마치고 대화하면서 ‘언제까지 우리가 시청 앞에서 이렇게 고생해야 하느냐. 그래서 저는 기독자유민주당을 만들어서 근본적으로 대한민국 부정하는 사람들과 싸우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모두 좋다고 하시더라. 최소한 스님들 중 우파 성향의 70%는 찬성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우리가 종교간 교리는 각기 다르지만, 기독교의 십계명 중 첫번째부터 네번째 계명(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우상숭배하지 말라,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을 뺀 다섯번째 계명부터는 모든 종교가 공감한다. 기독자유민주당이 국회에 들어가면 첫번째부터 네번째 계명은 강조하지 않겠다. 그 외에 부모를 공경하고 도둑질하지 말고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모두 공감하지 않겠나. 그렇게 가면 종교간 마찰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기독자유민주당이라는 종교적 이름 붙인 건 사실이지만, 조금 전에 말씀드린대로 당은 정책 이념이 더 앞선다. 대한민국에 종교를 초월해서 우리 이념에 동의하는 분들은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 것이다.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참여하라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정책과 이념에 이의가 있으면 다른 당을 지지하면 된다.”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자료와 근거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제가 그렇게 무례한 사람은 아니다. 최소한 한국교회의 지도자가 어떤 말을 하려면 먼저 어느 정도 상황을 인지한 뒤에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비판이야말로 공감을 받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45만의 지지를 받은 당당한 정당이다. 몇 년 전부터 전국 주요 도시들을 순회하며 나라와 교회를 바로세우는 운동을 펼치는 동시에 기독당 창당을 준비해 왔다.”


-4년 전 약 45만 표의 지지를 받은 것은 다른 기독당인데(현재 기독교를 표방한 정당은 3~4개나 된다), 왜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려 하는가.


“사실 이건 부끄러운 일이다. 당시 선거가 끝난 뒤 제가 활동했던 정당은 많은 지지를 받아서 살아남았는데, 김준곤 목사님의 지시로 다른 기독교 정당과 합당선언을 했다. 그런데 얼마 후에 당 사무실에 가니 서류를 선관위에 제출하지 않아 합당이 무효라며 저더러 당원도 아니니 앞으로 오지 말라고 하더라. 그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지금도 그 당은 존재하고 몇몇 분들이 돌아오라고 하지만 가지 않을 것이다.


4년 전 45만 표를 얻은 것은 누가 봐도 청교도영성훈련원 조직을 가지고 만든 표이고, 이제 5만 표만 더 만들면 국회의원 2명을 배출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동안 한국교회와 하나님 나라와 대한민국 기독 정당을 위해 전혀 봉사나 희생을 하지 않았던 분들이 느닷없이 기독당을 하겠다고 한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최소한 목사라면 어느 정도의 윤리의식은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남이 다 지은 집에 돈도 안 내고 입주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이번에는 원로들의 명령이 아니라 저의 정치적·신앙적 가치관과 신념에 의해 총선에 나설 것이다.”


-주요 정책들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일률적 무료 분배 사회주의적 복지주의 배격 ▲초, 중, 고등, 대학교 5.3.4.4. 학제 교육 도입 ▲대학 졸업자에게 창업자금 무상대여 방안 강구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한 국회의원 교체 할당제 도입 ▲미국과의 동맹관계 재점검 보완 ▲수쿠크법, 동성연애법, 자연공원법 적극 지지 및 반대 등이다. 수쿠크 법의 경우 기독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 나라와 사회를 망치는 법이다. 그래서 영국은 다 갚아버렸다. 이러한 것들은 철저히 방어할 것이다.


향락문화도 너무 심각하다. 기본적 삶의 행복 위한 향락이 아닌, 그 이상의 것들을 지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양주소비량이 세계 1위다. 이것만 줄여도 상당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어떻게 양주소비량을 줄일 수 있느냐고 묻는데, 그래서 우리가 ‘기독자유민주당’이다. 경제 문제는 정신적인 문제가 우선하고, 어느 사회든 정신적인 내공이 무너지면 소망이 없다. 다 예수 믿고 술 담배만 안 해도 돈이 남는다.


4년 전에는 순종하는 미덕 때문에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공부도 많이 했고 정치적 소신도 분명히 있다. 제가 제시한 교육법 등은 다른 정당과 비교해도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다.”


-목사님에 대한 비난들이 많은데,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먼저 제가 직접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하려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제가 한 말들이 물의를 일으켰던 것에 대해서는 정중히 사과드린다. 저는 풍자적 설교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정해진 대상과 공간에서 오랜 교감을 나눈 이들을 상대로 말을 하다보면, 그 상황을 모르는 이들이 보기엔 이해되지 않는 말들이 있다. 예를 들어 부부간의 은밀한 대화를 그대로 중계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겠나. 논란이 있은 뒤 제 세미나에 참석한 분들 중에 제 말을 듣고 오해한 분들이 있었는지 설문조사를 했지만 하나도 없었다.”


-기독당 단일화 계획은 있는가. 또 어떻게 지역구 후보들을 선발할 것인가.


“단일화는 제 능력으로는 할 수 없고 교계 어르신들이 나서주셔야 한다. 후보는 먼저 245개 지역구 출마 지원자를 받은 뒤, 내년 4월까지 기독교 정치에 대해 양질의 교육을 거쳐, 국민들에게 내놓을 만한 훌륭한 후보들을 선발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