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리비아 반정부군이 지난 23일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습격했을 때 이상한 사진첩을 하나 발견했다. 문제의 사진첩에는 한 흑인 여성을 찍은 사진만 가득했는데, 주인공은 놀랍게도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었다.


미 MSNBC방송이 입수해 보도한 이 사진첩에는 라이스 전 장관이 연설하는 모습, 연단에 올라서 있는 장면, 외국 정상들과 면담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이 들어 있었고 특히 대부분 얼굴이 클로즈업된 것들이었다.


이와 관련, `콘디'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라이스 전 장관에 대한 카다피 국가원수의 `짝사랑'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5일 보도했다. 카다피 국가원수는 지난 2007년 아랍권 위성 뉴스채널인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사랑하는 흑인 아프리카 여성을 지지한다"면서 "나는 그녀가 느긋하게 상체를 젖힌채 아랍 지도자들에게 지시하는 방식을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리자, 리자, 리자, 나는 그녀를 아주 사랑한다"며 "그가 아프리카 출신의 흑인 여성이기 때문에 나는 그를 매우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 리비아가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던 지난 2008년 라이스 장관을 맞은 카다피 국가원수는 전통적인 존경의 표시로 자신의 오른손을 가슴이 올려놓은 채 환한 웃음을 지어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카다피 국가원수는 또 자신의 사진이 담긴 목걸이와 반지, 악기를 선물하는 등 친밀감을 표시했었다.


한편 라이스 전 장관은 오는 11월 자신의 2번째 회고록 `최고의 영예, 워싱턴 시절의 회고'를 발간한다고 출판업체 크라운이 이날 밝혔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 특별보좌관 등을 지내면서 북한을 비롯해 이란, 리비아 등과의 외교관계를 다룬 일화를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탠퍼드대에서 강의하고 있는 라이스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첫번째 회고록을 발간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