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성향의 미국성공회 일부 지도자들이 교단 분열을 막기 위해 세계성공회의 제의를 수용한 캐서린 제퍼츠 셔리 수좌주교에 반발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동성애를 지지하지만 교단 분열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셔리 수좌주교는 동성애 성직자 임명과 동성 결혼 축복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 D.C의 존 체인 주교를 포함한 동성애 지지 주교들은 지난 9일 텍사스에서 열린 주교모임에서 “교단화합을 위해 우리의 입장을 보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존 체인 주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동성애 성직자 임명과 동성 간의 결합을 축복하기로 합의했다”며 미국성공회를 출애굽했던 이스라엘 백성에 비유해 “우리는 애굽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존 체인 주교는 2004년 영국성공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성애 사제의 혼례를 집전한 인물이다.

셔리 수좌주교는 지난달 열린 탄자니아 세계성공회 지도자 회의에서 미국성공회는 오는 9월 30일까지 동성애 성직자를 임명하거나 동성애자 간의 결합을 축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셔리 수좌주교는 회의 후 “세계성공회와 결별하면 미국성공회는 국제무대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약속을 파기하면 미국성공회는 세계성공회로부터 곧장 제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