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만이 지은 旬五志에 “走馬加鞭言因其勢而加之力” 이란 어구가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한다는 것은 그 힘으로 인해 더욱 더 노력을 더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뜻이다.

우리 선인들은 노력과 끈기를 강조해 왔다. 모든일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었고 또 사람으로서 할 일을 다한 후에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자세를 보여왔다. 더불어 잘하고 있는 이에게 방심하지 않고 더욱 분발하여 좋은 결과를 맺기 위해서 走馬加鞭을 항시 강조하여 왔는데, 이는 자기 스스로의 삶도 그러하지만, 사랑하는 자식이나, 될성싶은 아끼는 제자들에게도 행하여진 우리의 교육 방도였다.

영어 실력이 중위권 밖에 안되는 중학생이 집에서 영어책을 읽는다. 알파벳도 모르는 부모의 눈에는 자식의 영어 실력이 대단해 보이고 정말 대견스러웠다. “야 ! 너 영어 실력이 굉장하구나” 아비는 자식의 등을 연신 두두려주며 칭찬한다. 어미는 만나는 사람마다 자식의 영어 실력을 자랑한다. 이에 신이난 아들은 영어 공부에 더욱 열심을 내며 외국인을 보면 염치불구하고 쫒아가 영어로 말을 거는 등 배움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므로 그의 영어실력은 일취월장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모한다. ‘하면된다 ’하는 자세는 다른 과목에도 영향을 주어 우수한 성적의 학생이 되었고 소위 일류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뿐만아니라 월등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영어 회화집을 저술하였는데 바로 “오성식 생활영어”의 저자 오성식씨이다.

또 다른 예가 있다. 중학교 영어 시간에 선생님의 발음에 맞추어 알파벳을 소리내어 읽고 이어서 짧은 단어들을 돌아가면서 학생들이 읽기 시작한다. 한 학생이 열심히 서너 단어를 읽는다. 자신이 생각해도 어색한듯 표정에 자신이 없어보인다. 이에 영어 선생님이 다가와, 부정확한 발음이니 다시 읽으라 하며 다시 발음해 준다. 이에 그 학생은 여러번에 걸쳐 시도하지만, 귀도 혀도 부실한 학생의 신체적 결함을 알지 못하는 선생님은 못마땅한 표정을 짓다 결국 화를 내시더니 학생의 빰에 손이 올라간다. 그 학생은 이내 고개를 떨구었고 학교 우등반에 속해 있던 학생의 자존심이 무참히 무너지는 순간이다. 초등학교에서 전교 성적이 언제나 10등 안에 들었던 그 학생은 그 후 영어선생과 영어에 담을 쌓고 만다. 영어 성적이 좋지 않으니 전반적인 성적이 좋을리가 없다. 따라서 일류 대학에 입학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필자의 이야기이다.

자식의 등을 두드려준 아비나, 더 잘해보라고 빰을 친 선생이나, 잘되라고 올라간 손이요 마음이지만 결과는 정반대가 되었다. 칭찬을 듣는 기분과 면박을 당했다는 감정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는 기회 있을 때마다 긍정적인 면에 더욱 눈을 크게 뜨고 남을 칭찬해 주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이런 긍정적인 칭찬의 소유자들은 자기 주위 사람들을 부단히 성장시킨다. 주변을 온실로 가꾸는 사람들이다. 반면에 매사에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나름대로 정의의 사도인 것 같고 주변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쓴 충고를 한다고는 하지만 만난분들 중에 변변한 분을 만나지 못했던 것이 필자의 인생 경험이다. 분위기를 깨는 것에는 일조하는 것 같다.

하나님은 긍극적으로 사랑과 위로와 격려의 하나님이시다. 때론 사랑하는 자를 위하여 “加鞭”하시지만 결코 실수가 없으시다. 반면에 사람은 실수가 많은 피조물이다. 좋은 의도를 갖고 하더라도, 많이 생각하고 상대의 형편과 처지를 주의깊게 잘 살펴서 加鞭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도록, 잘 되어가는 일에 힘을 내어 더 좋은 결과를 얻게 하기 위해서 격려를 하든 충고를 하여야 하는 입장에 처했을 때, 먼저 기도하고 채찍을 들 때 실수는 면하고 결과는 선하게 이루어지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