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라치아 산맥이 웅장하게 병풍을 치고 있고
포토맥강이 유유히 흐르는
세계의 수도 워싱톤디시 한 구석에 자리잡은
하나님의 성전앞에서

단정하게 검은 옷 차려 입고
하나님이 맡기어 준 돌봄사역을
아무 소리없이 시작한
목양의 순례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말도 통하지 않는 남의 나라땅에서
쓰라림을 당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너저 버린 아메리칸 드림을 씹으며
생계의 고통을 견디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트기전부터 무릎을 꿇고
눈물의 간구를 하고 있는지

쓰라림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위로를 전하려 했고

고통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꿈을 심으려 했고

간구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알리려 했는데

20개성상
눈물과 기도와 은혜로 점철되어진
“내 양을 먹이라” 주님의 사역을 마무리 하면서

저리도록 쑤셔 오는 무릎
육신은 쇠퇴해 가고

하나님앞에 섰던 20여년전 모습
단정하게 검정옷 차려 입은 자세
하나의 흐트림없이 그대로
중앙재단을 떠나리라

사람의 아쉬움과 이별과 슬픔
모든 것 훌훌 벗어 버리고

언제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이 인도하심에 따라
새로운 목양의 순례자의 길을
떠나야겠다

어느곳에 계시든지
어느때에 임하시든지
하나님의 평강이 함께 하소서

(20여년동안 주일을 빼고 1년 12달 365일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5천여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성도를 심방하고 돌보는 목양사역을
충직하게 감당하시고 떠나시는 임창호 전도사님의 송별예배에서)

(백 순 와싱톤중앙장로교회원로장로, 미국노동성선임경제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