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총무협의회(회장 이치우 목사)가 17일 발표한 ‘금번 한기총 사태를 바라본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하의 광고 작성 과정에서 길자연 목사의 측근인 H 목사가 참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제의 성명은 서울중앙지법에서 길자연 목사에 대한 대표회장 인준이 무효라는 내용의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연합기관인 한기총 법규와 권위에 반하는 것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총무협 소속 교단 총무 14명이 성명서 발표 전 문구를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한 한 참석자는, 당시 총무가 아닌 H 목사가 동석했다고 밝혔다. 이 참석자는 “광고 문구를 고신총회 임종수 총무가 작성해서 가지고 나왔고, 문구 때문에 갑론을박하다가 정해송 총무를 비롯한 일부에게 문구를 최종적으로 작성하게 하기로 했다”며 “정 총무가 시간이 없어 일찍 자리를 떠나고 난 후 다른 총무들이 글을 검토하다가 결국엔 모두 자리를 떠나, 임종수 총무가 가지고 온 원안 문구가 광고에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참석자는 또 성명서에 기재된 총무 명단에 대해 “그 모임에 참석한 총무들이 즉석에서 전화를 걸어, 광고 문구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않고, 길자연 목사를 돕는 데 참여해 달라고만 했다”고 밝혔다.

성명서에 이름이 기재된 한 총무는 “광고에 나오는 중요한 문구에 대한 설명은 전혀 듣지 못했다”며 “기만적인 행위”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총무는 “동료들을 치리하고 비난하면서 일방적으로 길자연 목사를 돕는 형국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본인의 뜻과는 반하는 내용”이라면서 “총무협의회를 상대로 강력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했다.

한국교회와한기총개혁을위한범대위측은 “광고에 명단이 기재된 총무 전체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광고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은 바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사실확인서도 받고 있다”면서 “범대위는 총무협의회가 심각하게 명예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H 목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성명서 작성 과정에 참여하셨느냐는 질문에 “그게 무슨 상관이냐, 총무에게 물어 보라”며 “크리스천투데이가 정상으로 글을 쓰지 않고 음해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기에 대화를 할 수 없다”고 전화를 끊었다.

임종수 목사는 광고 문구 초안을 작성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누가 그러느냐, 그것을 왜 묻느냐”고 할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에 성명을 낸 총무협의 회장인 이치우 목사(합동)는 지난 대표회장 선거를 앞두고 한기총 이대위와 임원회의 결의 내용을 비방하는 내용의 성명을 임의로 발표했는데, 당시에도 총무협 소속 총무들이 “성명서 내용에 동의하지도 않고, 성명서를 내겠다는 연락을 받은 바도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이에 이치우 목사 등은 1월 17일 제21회기 마지막 임원회와 실행위에서 문책성 조치로 향후 6개월간 한기총 임원회의 참석 정지된 바 있다. 그리고 불과 사흘 뒤인 1월 20일 길자연 목사측 속회에서 이 문책을 해제했으나, 이번에 법원 판결에서는 당시 길 목사측의 속회 자체가 무효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