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우리의 눈을 새롭게 뜨게 하시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하소서
해가 뜨고 지는 것도 보게 하시고
보름달과 초생달도 보게 하시고
무심코 마주치는 들꽃과 들짐승도 보게 하시고
젊은이와 늙은이의 멋과 아름다움도 보게 하시며
고난의 가시밭 길 속에서
주님의 영광과 아름다움도 보게 하소서.

주님,
우리의 귀를 새롭게 열어 주시어
그 동안 듣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하소서.
물소리도 바람 소리도 듣게 하시고
새소리 와 벌레소리도 듣게 하시고
정다운 이웃들의 웃음 소리와 울음 소리도 듣게 하시고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와 날저문 나그네의 탄식 소리도 듣게 하시며
시련의 몸부림 치는 소용돌이 속에서
주님의 진리의 음성과 사랑의 속삭임도 듣게 하소서.


▲김병은 목사.
바쁘게 돌아가는 일정 가운데서도 주말에 잠시 짬을 내어 고등학교에 다니는 셋째 아들하고 테니스를 쳤다. 얼마 전까진 오후 5시만 되면 어두워졌는데, 거의 저녁 6시 가까이 함께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점점 어둠의 시간이 줄어들고, 해가 길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빛은 아름답고 참 좋은 것이며, 빛으로 인한 축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일조량이 많아지면서 날씨도 점점 따뜻해지고, 겨울잠을 자던 동식물도 기지개를 서서히 펴며 깨어나고 있다. 조금만 지나면 봄철에 다시 이 아름다운 지역을 찾아오는 새들의 수가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가만히 들어보면 그 새들의 우짖는 소리가 어느 철보다 한층 밝아지고, 더욱 왁자지껄 요란해질 것이다. 더 많아진 일조량이 눈을 통해서 뇌하수체 전엽을 자극하여, 나뭇가지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새들의 활동이 더욱 분주해지고, 유난히 경쾌하게 사랑의 노래를 부르짖는 것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빛은 실로 아름다운 것이라 눈으로 해를 보는 것이 즐거운 일이로다. 사람이 여러 해를 살면 항상 즐거워할지로다." 구약성경 전도서 11장 7-8절의 말씀이다.

빛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고, 모든 생명의 근원이고 축복이다. 그러므로 유한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람이 눈으로 날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은 바라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축복된 일인 것이다. 빛은 모든 만물의 존재 그 자체를 그대로 들어나게 해준다. 우리는 빛의 축복을 기억하면서 빛이 저마다의 존재를 드러낼 때, 하나님이 창조한 우주 만물의 각양각색의 신비롭고 오묘한 모습들을 보고 즐거워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이 세상 살면서 돈을 들이지 않아도 누리고 즐거워 할 것이 얼마나 많은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 모두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축복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복을 받는 것도 큰 축복이요, 쌓아가는 복도 큰 복이지만, 누릴 수 있는 복은 참 귀중하고 놀라운 복이다. 봄철에 일조량이 길어지고, 생명이 약동하면서 새롭게 보아야 할 것이 많다. 그 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유심히 보고 누리는 복이 있었으면 한다.

해가 뜨고 지는 것도 보고, 보름달과 초생달도 보고, 젊은이의 풋풋한 아름다움도 보고 즐거워해야겠지만, 늙은이의 은은하게 곱게 늙어가는 아름다움도 함께 관조할 줄 알면 인생이 한층 즐거워질 것이다. 무엇보다 가시밭에서도 의연하게 수 많은 장애물과 난관을 극복하고 피어나는 백합화처럼, 고난의 인생 속에서 역사하시는 주님의 영광과 아름다움도 바라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리고 빛을 받아 어둠을 비추는 달빛처럼, 우리도 참 빛을 받아서 맑고 고운 빛을 발하며, 어둡고 습습한 기운 대신에 생명의 기운을 새롭게 북돋우어 주는 “세상의 빛”으로 살아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