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얼마나 많은 선전광고물들이 쏟아져 나올것인가를 생각하면 TV를 켜기가 겁이난다.

싫든 좋든 끝까지 다 보고난 뒤에라야 겨우 연속극 한토막으로 보상은 되겠지만, 보통 인내심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짧게는 5분, 길게는 10분도 더 넘는 지루한 광고는 그래도 약과다. 20종류 이상의 광고를 패키지로 묶어 억지 시청해야 하는 드라마까지도 있는걸 보면 순전히 영리목적이 전부인가? 라는 의구심이 든다. 게다가 예전에 없었던 하프타임 광고까지 또 등장시키는 바람에 정말 짜증나고 속상한게 이만저만 아니다.

그럴때마다 TV고 뭐고 다 때려치고 싶은 충동, 이게 어디 필자만의 느낌이겠는가. 아무리 돈 받고 내 주는 광고라지만 지나친 상업주의 때문에 그 정신적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 몫으로 돌아온다는걸 아는지 모르는지,….헌데도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광고횟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으니 이러다간 죄없는 TV 몇대 박살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정작 참을수 없는건 허풍선전, 과장광고를 빼면 믿을수 있는 광고가 과연 몇이나 될까? 다. 이를테면 덜 실증나는 그런 광고 말이다. 빤한 사실인데도 최고니, 제일이니 하는 허언(虛言)남발에 심지어 만병통치니, 불로장생이니 하는 식의 매우 허구적이고 기만적인 내용으로 화면을 가득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TV 문제만은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지역의 한인단체들, 특히나 기독교 명의로 된 각종 행사들 태반이 침소봉대(針小棒大)로 교포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V 교회창립 0주년 기념축하 예배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는 기사와 함께 예배당 안을 빼곡 메운 사진 한장이 이지역 유력 일간지에 공개 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기사내용도 엉터리였고, 사진도 완전히 날조된 가짜였다. 물론 신문기자도 거기 없었지만, 고작 20여명 밖에 안 모인 초라한 뒷자리에 앉아서 생생한 현장을 끝까지 지켜본건 필자였기 때문이다.

이런건 허풍선전의 대표적 사례일뿐, 대부분 행사들이 독자들의 눈을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실제로 모인 인원수보다 크게 늘리거나 북적북적이니, 대 성황이니 하는 그렇듯한 어휘사용으로 분위기까지 멋대로 조작해 내는 파렴치 쯤은 다반사다.

이런 외곡된 기사들이 기승을 부릴수 있었던 것은 한인사회의 급격팽창과 유독 주말에만 집중되는 줄 이은 행사들을 일일이 추적취재 할 수 없는 인력의 한계때문이다. 언론사의 이런결점이 허위제보자들 한테는 절호의 이용수단이 될 수 있었던거고, 그런 거짓기사 제보를 액면대로 믿고 옮겨 쓴 기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놓는 그 장본인들이 바로 유명세를 욕심내는 일부 교회지도자들과 단체장들이란 사실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불가능한 기대 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허풍선전이나 과장광고가 없는 그런 건전한 TV나, 정의로운 신문을 언젠가 한번은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