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다 보면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도 많이 있지만, 참 아쉽고 후회스러운 마음이 드는 일이 더 많다. 그럴 때 우리는 "참 안됐소!"라는 말로 서로 마음을 나누고 격려하곤 한다. 실수가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역시 늦을 뿐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와 잘못을 정당화하지 말고 뉘우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아 개선할 때, 그 인생은 발전과 성장이 있고, 밝은 미래가 그에게 다가올 것이다. 조국을 떠나와 이민 자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참 안됐소!"라고 말해야 할 후회스럽고 안타까운 일이 많이 일어난다.

불과 한 두해 사이에 아버님과 어머님을 훌쩍 먼저 보내드렸다. 제대로 효도다운 효도 한번 제대로 못해드리고, 가시는 마지막 모습도 못 뵙고서 보내드릴 때, "죄인이 따로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민자의 삶이 바쁘고 힘들며, 이곳에서 자식들 키우며 산다는 것을 핑계 삼아 이따금 전화를 통해서 [빈 마음?]을 실어서 입술로 때웠을 뿐, 부모님의 사랑과 은혜에 무엇으로 보답했었던가? 자식이 분신이라지만 실상 자식도 딴 몸이라서 먼저 보내드리고 뉘우치는 마음뿐이다. 명절이 가까워서 그리운 마음 달랠 길 없어 전화를 걸었지만 한번 가신님은 다시 오시지 않고, 전화 벨 소리만 무심하게 부모님 안 계신 고향집 공간을 울리는 것 같다.

우리 부모님들은 정말 모든 것 바쳐서 자식교육에 희망을 걸고 살아오셨다. 그렇다고 우리는 부모님들처럼 애틋한 정성과 사랑으로 자식들 잘 길러내고 있는가? 말 그대로 [아빠가 바빠가 되고 나빠가 되어서], 어느새 훌쩍 커버린 자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제대로 끼치지도 못하는 실정 아닌가?

분명히 우리에게는 소중히 여기며 꼭 지켜나가야 할 아름답고 선한 것들이 있다. 새해를 맞이했으니 좀 더 후회할 일은 줄이고 가장 사람다운 삶의 모습과 순서를 지켜 행하면 어떨가 싶다. "참 안됐소"라는 글귀로 나 자신을 채찍질해보면서, 2011년이 좀 더 나은 한해가 되고,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들로 빼곡히 채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참 안됐소!]라는 말보다는 [참 잘 되었소! 참 잘하였소!]라는 기분 좋은 칭찬과 즐거운 나눔이 있는 한해가 되기를……

참 안 됐소!

그렇게 후회하고 살아왔는데
또 울며 후회하게 되었다니 참 안 됐소
그래도 자식으로
뭔가 좀 해드려야 했는데
또 허전한 마음 달랠 길 없이
아버지 어머니 훌렁 보내드리다니
참 안됐소!

그래서는 안돼는데
먹고 살자고 발버둥 치는 사이
따사로운 대화 몇 마디 못나누고
아이들은 이렇게 다 커버리고
부모의 영향력이란 이제 기대할 수 없는
그런 단계에 접어들어 버리다니
참 안됐소!

낯설고 물설은
머나먼 이국 땅에서
돈 몇 푼이 뭐길래
인색한 마음 꼭꼭 틀어 잠그고
멀리 사는 형제보다 좋다던
이웃 사촌마저 등져버리다니
참 안됐소!

믿음 좋다더니
잎만 무성한 무화과 나무처럼
열매는 흔적도 없고
입만 살아서 번지르르
주님만 욕되게 하는
지금껏 그러한 삶을 살아오다니
참 안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