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 노량진시장에서 평생 젓갈을 파신 유양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1억 원 이상 된 국어대사전을 200개 초등학교에 보내게 되면서 할머니의 존재가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이번 한번이 아니라 그분의 생애 속에서 계속적으로 수많은 장학금이 선행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전 재산과 땅 수십억 원을 어려운 자를 위하여 배푸는 삶, 비록 자신은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돈이 없어 배움을 포기하는 학생들과 이웃을 위하여 평생을 섬기는 삶을 사셨습니다. 비누가 아까워 물로만 세수할 정도로 근검절약이 몸에 밴 할머니라고 합니다. 한 기자가 할머니에게 찾아가 도대체 지금까지 얼마를 기부하셨느냐고 물었더니 “그걸 세고 있나. 주고 나서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거지” 하면서 기자를 무안하게 하였다고 합니다.

“옛날 김장때면 하루에 새우젓 열네 드럼도 팔았어. 지금은 김장들도 안하고, 젓갈도 안 먹으니 하루 종일 팔아도 이문이 남질 않아” 할머니의 입에서 요즘 장사가 시원치 않다고 푸념입니다. 무슨 엄청난 분이 아니라 우리네 가장 가까운 분의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기부 그만하고 노후준비를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기자가 물으니 "자다가도 죽는 게 사람이야. 쌓아둬서 뭐해. 100만 원을 남기고 죽어도 버리는 돈 아니냐"고 말합니다. "나는 주고 돌아서는 순간이 제일로 행복해. 하루 세끼 밥 챙겨 먹을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고..." 그러면서도 어려운 사람들을 제대로 돕지 못해서 미안하기만 하다고 말하는데 큰 은혜(?)가 됩니다.

시장통에서 짠 젓갈을 팔면서도 통이 크게 살아가는 할머니의 모습은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를 떠나서, 인생을 넒고 깊게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것 같습니다. 비록 세상이 힘들고 어렵지만 세상을 밝고 훈훈하게 만들어가는 평범하지만 소금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여전히 살만나는것 같습니다. 비록 눈에 띄지는 않고, 떠들썩하지도 않지만 제 자리를 지키면서 섬기며 살아가는 향기로운 사람들로 인하여 늘 가슴이 훈훈하고 따뜻합니다. 신앙생활에서도 눈에 띠지는 않지만 늘 주님을 기쁘게 하고, 주님을 잘 섬기려는 성도들을 보면 큰 은혜를 받습니다.

2010년 한해를 마감하는 12월로 들어갑니다. 성경은 눈에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일시적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영원하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고후 4:17~18). 견물생심이라고 사람은 눈에 보이는것만을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은 보면 갖고 싶고, 소유하게 되면 그 만족감이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여러 경험을 통해 알고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욕심이 끊임없는 것 같습니다. 한해를 지내면서 영원히 지속될 것에 대해서 얼마나 집중하고 투자하며 살았는지를 반문해 봅니다. 그러면서 좀 더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고 투자하는 2010년 한해의 결산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