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1월 29일) 저녁, 미국 내의 기독교 여러 교파들이 연합과 일치를 위해 모이는 ‘기독교의 일치를 위한 전국 회의’(National Workshop on Christian Unity)의 개회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워싱턴의 명물 중 하나인 National Cathedral에서 여러 교파의 대표들이 모여 예배를 드렸는데, 우리 교회 성가대가 찬양을 드렸습니다. 준비를 위해 여러 번 회의에 참여했던 최지훈 목사님, 성가 준비를 해 주신 최경신 지휘자님과 민혜원 반주자님, 행정적인 도움을 주신 홍희주 권사님과 두 분의 성가대장님께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하루 종일 일을 하시고도 한 숨에 달려와 이 일에 참여해 주신 모든 성가대원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회의는 올 해로 41년째 모이는 역사 깊은 모임이었습니다. 1963년에 바티칸 제 2 공의회를 통해 개신교회를 형제 교회로 인정하게 된 천주교회에서 필요성을 느껴 시작했다고 합니다. 매 년, 미국의 주요 도시를 돌아가면서 나흘 동안 세미나와 회의를 통하여 교파간의 일치를 도모해 왔습니다. 이번 개회 예배에서는 미국 알미니안 정교회의 대주교인 빅켄 아이카지안(Vicken Aykazian)이 설교를 했습니다. 예배 음악은 National Community Church의 찬양팀과 우리 교회 성가대가 맡았습니다. 우리 성가대는 우리나라 작곡가가 만든 찬양을 우리말로 불렀는데, 그 모임의 목적에 잘 부합했다고 생각합니다. 정꽃님 자매는 봉헌송으로 Amazing Grace를 다채롭게 편곡하여 불러, 예배자들로 하여금 거룩성을 경험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아이카지안 대주교는 설교를 통해, 가난과 질병과 학살 같은 우주적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교회가 합심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 설교를 들으면서 문득, 제 자신이 너무 교회 내적인 문제에만 골몰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일이나, 교회의 내부적인 일이나, 다푸르의 학살 문제나, 하나님의 시각에서는 동일한 긴급성과 가치를 가진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일이나 교회 내적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전심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개인적인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인권이니 민주니 하고 나서는 것이 더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문제에 몰두하느라 거대 관심을 망각하게 된다면, 그것도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도 시간에 저의 좁아진 시야를 넓혀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온 인류의 문제를 마음에 품으시고, 한 개인을 만나셨던 분. 지구 전체를 마음에 품으시고, 갈릴리 땅의 문제에 전심하셨던 분. 영원의 문제를 마음에 두시고, 하루하루의 근심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신 분. 그 마음을 닮을 길은 없을지요! 왜 저는, 거대 관심에 눈을 돌리면 사소한 일에 소홀해지고, 작은 일에 전심을 다하다 보면 거대 관심에서 마음이 멀어지는지요! 아, 한 분 한 분을 전부로 알고 만나면서도, 인류 전체의 문제를 품고 목회하고 싶습니다. 예수님의 심장을 제게 이식해야만 되는 일이겠지요. 이 이식은 오직, 끊임없이 그분의 영과 사귀는 것을 통해서만 일어나겠지요. 그 일을 위해 오늘도 무릎을 꿇습니다. 주님의 도움이 없이는 제게 영 가망이 없음을, 오늘도 깨닫고 인정합니다.(2007년 2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