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이대위가 본지 설립자인 장재형 목사에 대해 무려 4차례에 걸친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혐의를 발견하지 못해 “이단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지어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이하 한기총)는 22일 오전 제21-8차 임원회를 개최했다. 한기총의 여러 현안에 대해 다룬 이날 임원회에서는, 장재형 목사(WEA 북미이사)와 김광신 목사에 대해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고창곤 목사)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중 장재형 목사는 한기총의 회원교단인 예장 합동복음의 증경총회장이며 WEA(세계복음연맹)의 북미 이사로서, 이용규·엄신형 대표회장 시절 한기총이 WEA에 가입하고 최근 2014년 WEA 총회를 한국에 유치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이다.

한기총 이대위에서도 통일교 관련설이나 재림주 의혹설에 대해 2004년(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이대위원장 오성환 목사), 2005년(대표회장 최성규 목사, 이대위원장 한명국 목사), 2009년(대표회장 엄신형 목사, 이대위원장 고창곤 목사) 조사한 바 있으나 아무런 혐의도 찾지 못했다. 특히 1, 2차 조사의 경우 ‘통일교 관련설’에 대한 것이었으나 통일교 문제 뿐 아니라 신앙과 신학 전반에 대해 다룬 뒤 통일교와 관련이 없음을 결의했고, 3차의 경우 최삼경 목사 등 그간 장 목사를 음해해온 핵심 인물들이 5시간여에 걸쳐 대질을 펼치는 등 모든 주장과 자료들을 검토한 끝에 역시 ‘혐의 없음’으로 마무리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삼경·박형택 목사 등 소위 이단감별사들은 더 조사할 것을 요구해 조사가 추가 진행됐고, 이 역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현 이대위는 “재림주 의혹설은 연구 결과 의혹에 불과할 뿐 증거가 없고 사실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장재형 목사는 ‘이단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요지의 연구결론을 보고하여 이대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였다”고 22일 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최근 한기총 차기 대표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명예회장 길자연 목사 등이 반대를 하고 나섰다. 이에 이광선 대표회장 등은 이미 이대위 보고서가 작성됐으므로 자신의 현 임기 중에 다룰 것을 제안했으나, 길자연 목사 등은 이번 회기가 아닌 다음 회기 임원회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해 결국 투표 끝에 조사를 다음 회기 첫 임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처리하기로 연기시켰다.

길자연 목사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본인은 장재형 목사에 대해서 반대한 것이 아니라 한기총의 기본 입장에 대해서 옹호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기총의 기본 입장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굳이 다음 회기에 보고를 받자고 한 이유에 대해서도 답변을 회피했다.

또 길자연 목사는 “사전에 이대위 보고서 내용과 관련하여 최삼경 목사와 만나거나 통화한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최삼경 목사가 본인이 (대표회장) 할 때 이대위원이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런 식으로 캐지 말라”고 답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이단 문제를 정치 논리로 접근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 이대위 관계자는 “이대위가 수 차례에 걸친 공식 조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해 종결한 사안에 대해,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은 임원회 일부 인사들이 투표로 다음 회기에 보고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정당한가”라고 반문하며 “이러한 결정은 이대위원들의 연구 결과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이대위 관계자는 “현재 차기 대표회장에 도전하고 있는 길자연 목사가 장 목사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굳이 다음 회기로 미룬 것은, ACTS, 찬송가공회, WCC 등 교계 주요 현안에서 사사건건 자신과 대립하고 있는 현 대표회장이자 차기 선거 라이벌인 이광선 목사를 흠집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의문도 든다”고 했다.

장재형 목사측은 “신앙 검증에 대해서는 언제든 응하겠다”면서도 “그러나 7년에 걸쳐 4차례나 조사했음에도 아무런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이제 충분한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장 목사가 속한 합동복음 교단 관계자는 “계속 동일한 세력에 의해 거짓 소문이 생산·확산되어 무의미한 조사가 반복되고 있는데, 그들의 조작대로 이단 규정이 내려져야만 조사가 끝나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교계 지도자라는 인물이 이러한 세력의 주장에 편승해서 정략적으로 발언하고 사실을 왜곡한 것은 유감”이라며 “교단 인사의 문제는 소속 교단에 맡기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선 한기총 이대위 결의에 반대하는 명분으로 장재형 목사에 대한 통합과 합신의 결의를 들어 회원 교단들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통합의 결의는 특정인의 주도로 진행되었던 불법적인 것이었다고 보도(교회연합신문)됐고 감사위에서도 절차상 불법성이 지적됐으며, 합신의 결의는 이단 결의가 아닌 주의를 요한다는 것으로 합신측의 고소가 한기총 이대위로 올라가서 조사와 재조사를 거쳐서 무혐의 이단성 없음으로 결론난 것이다.

또한 이번 조사 과정에는 해당 교단들의 입장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통합과 합신측 인사들이 참여했으며, 합동복음 등 한기총 산하 다수 교단들도 장재형 목사에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