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사형은 로마 시대에 반역자, 흉악범, 전쟁 포로들을 주로 처형시켰던 제도였다. 십자가 사형에 대한 기록은 신약 성경과 성경 외의 역사적인 문헌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요세푸스 (Josephus Flavius)에 따르면, 하스모니안 시대에 알렉산더 얀네우스 (103-76 BC)는 감람산에서 약 800명의 바리새인들을 십자가 처형했다는 기록이 있다. 예수님은 유대 종교인들의 시기로 십자가에 못이 박혀 돌아가셨다. 이렇게 십자가 처형에 대한 기록은 있지만, 그러나 고고학적인 증거가 발견된 예는 일찌기 없었다.

‘요하난 벤 하그콜’ (Yohanan Ben Hagkol) 이라고 석관에 적혀있다.
(Photo : ) ‘요하난 벤 하그콜’ (Yohanan Ben Hagkol) 이라고 석관에 적혀있다.

그러나 1968년 무더운 여름이다. 예루살렘 옛성 (Old Jeruslame)에서 북쪽 그리 멀지 않은 유대인 동네인 기브앗 하미브타르 (Giv’at HaMivtar)에서 1세기 당시의 무덤과 매우 가치 있는 유물이 발굴되었다. 발굴된 것은 주후 1세기 전형적인 유대인 가족 무덤 (Kokhim tomb)이며 몇 개의 석관 (Ossuary) 가운데, 십자가에 못이 박혀 죽은 사람의 뼈가 나온 것이다. 이것은 십자가 사형에 대한 고고학적인 유일한 증거이다.

석관 (Ossuary)에는 죽은 자의 이름이 ‘요하난 벤 하그콜’ (Yohanan Ben Hagkol)로 적혀 있다. 요하난은 24-28세의 젊은이로,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십자가 형을 받게 된 죄목은 알 수 없지만 요하난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것은 확실하다. 석관에서 나온 요하난의 오른발 뒤굼치 뼈에 큰 쇠못이 박힌 것이 그 확실한 증거이다.

못박힌 뒤꿈치.
(Photo : ) 못박힌 뒤꿈치.

요하난 벤 하그콜은 1세기 팔레스틴에서 살았던 평범한 유대인이었지만 그가 어떤 삶을 살았으며 왜 십자가에 못이 박혀 죽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전혀 찾을 수 없다. 그러나 그의 무덤과 석관에서 발견된 증거로 보아, 요하난은 십자가에 달린채 숨이 끊어졌으며 그의 가족에 의해 유대인의 장례 절차에 따라 가족 무덤에 안장하였다. 그러나 요하난의 시신을 장사 지내는데 문제가 있었다. 요하난의 발에 단단히 박힌 쇠못을 빼내는 일이 문제였다. 나무에 깊이 박힌 쇠못을 빼려다 잘못하면 그의 뼈를 우스러지게 할 수 있어 가족은 하는 수 없이 십자가 사형틀의 나무 일부와 쇠못이 뼈에 박힌 채 그의 시신을 무덤에 안장하였다. 그리고 유대인의 장례 절차에 따라 시신을 무덤에 안장한 지 1년이 되는 날, 가족은 그의 무덤을 찾아 요하난의 오른발 뒤굼치에 쇠못이 박힌 채, 뼈를 석관에 담았다. 그리고 요하난의 석관은 2천 년이 지난 1968년 여름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나는 요하난 벤 하그콜의 무덤을 찾기 위해 하루를 온전히 투자한 적이 있다. 그의 무덤을 찾아나선 날, 나는 고고학 백과사전, 이미 읽고 정리한 요하난의 무덤에 대한 글, 그의 무덤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준비하고 4X4 Jeep를 타고 기브앗 하미브타르 동네로 향하였다.

사진은 요하난 벤하그콜의 십자가 처형에 대한 예상 그림.
(Photo : ) 사진은 요하난 벤하그콜의 십자가 처형에 대한 예상 그림.

이미 발굴된 지 30여 년이 지난 옛날 무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예상했던 것처럼 그 동네에 사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요하난 벤하그콜에 대해 알지도 못했고 그런 무덤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도 못했다. 그래서 나는 동네의 오래된 구멍가게를 찾아가 주인을 통해 그 동네의 터줏대감을 소개받았다. 그리고 터줏대감을 통해 고대 무덤이 발견된 허름한 집을 알게 되었고 그 허름한 집 주인을 통하여 요하난 벤하그콜의 무덤 위치만 확인할 수 있었다.

요하난 벤하그콜의 무덤은 집 재건축 과정에서 사라지고 없었으며 그의 석관은 현재 이스라엘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쇠못이 박힌 요하난 벤 하그콜의 뼈는 똑같이 복제된 후, 간단한 장례 절차를 거쳐 영구히 매장되었다. (사진은 요하난 벤하그콜의 십자가 처형에 대한 예상 그림)

저희가 예수를 맡으매 예수께서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이라 하는 곳에 나오시니 저희가 거기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을 쌔 . . .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예수의 시체를 가져다가 유대인의 장례 법대로 그 향품과 함께 세마포에 샀더라 (요한복음 19:17-18,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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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섭 목사(멤피스장로교회)는 성경의 사실적 배경 연구를 위해 히브리어를 학습하였고, 예루살렘 대학과 히브리 대학에서 10여년에 걸쳐 이스라엘의 역사, 지리, 고고학, 히브리인의 문화, 고대 성읍과 도로를 연구한 학자이다. 그는 4X4 지프를 이용하여 성경의 생생한 현장을 연구하기도 했다. 문의 jooseob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