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하게 벌인 “교회창립과 임직식” 행사였지만 염려와 비난들이 뒤섞인 혼란 속에서 이 교회의 태생은, 초기에서부터 말들이 많았다. 남의 교인들을 훔쳐왔네, 유인했네, 심지어 더 큰 감투를 만들어 다른 교회 직분자들을 유혹했다는 등, 이런 비도덕성의 목회야 말로 천심(天心)을 저버린 범죄 행위라고 질타한 필자의 “교회창립과 임직식의 모순”(3월26일 한국일보) 은 바로 이 같은 배경을 두고 던진 쓴 소리였다. 그 MD의 S교회라는 데가 얼마 전에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다. 교인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목사는 잠적해 버리고, 결국 그런 식으로 간단히 막을 내릴 거면 그 간에 폐해를 입혔던 교계나 사회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반성하고 사죄하는 말 한마디 정도는 지면으로 남겼어야 옳았을 텐데 말이다.

필자가 30년을 살고 있는 VA의 스프링필드 구역에서만도 근래에 들어 자취를 감춘 교회들이 꽤나 된다. NL을 비롯하여 H, Y, N, E, L등 다른 지역에서 사라진 교회들까지 합하면 수치는 더 높아진다. 출발은 하나같이 거창하고 화려했다. 그런 만큼 이웃교회들이 입은 피해도 상대적으로 컸다는 역설의 의미다. 이런 수상한 교회들의 근황은, 거기를 다니다가 갈기갈기 찢겨나간 영혼들 이거나, 지금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사람들 말고는 잘 모른다. 왜냐하면 간판을 올릴 때는 사방천지에 떠들고 소문내는 영웅심리가 작동하지만, 그 반대일 때는 아무도 모르게 야반도주로 끝나는 비열성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교회가 새로 생겼으니 와서 축하해달라는 광고는 흔히 볼 수 있었지만, 교회가 없어졌다는 사실기사를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이유다.

요즈음, “아니면 말고 식” 무책임성 문자에 오염된 목사들이 많은 것 같다. 아니고서야 “척 하면 세웠다가 수 틀리면 헐고”를 그리 쉽게 반복할 수가 있겠나 해서다. 이런 무책임한 목사들 때문에 같은 목사신분이 부끄럽고, 더더구나 이런 사이비성 목사들에게 속아 들러리도 마다않는 교계 일부 원로들의 가벼운 처신, 그게 불법성 교회창립의 근절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란 사실, 그리도 몰랐을까?

극소수의 중형교회와 대형교회 몇을 빼면 대부분 구멍가게 수준이지만, 메트로 지역의 교회수가 4백이면 이미 정량(定量)을 넘어 선 것이다. 헌데, 교회가 절대 부족한 변두리를 외면하고 무허가 건축이라도 수도권만을 고집하는,...그게 무슨 속셈인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인데, 참람하게도 하늘의 뜻을 감히 사칭하다니,...

이게 문제다. 구령(救靈)이란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워 억지 창립은 했다지만, 결국 타 교인들을 조직에 배치하고 그들이 내는 돈으로 교회가 운영되는 거라면 그거야 말로 장물취득으로 좌판(坐板)을 벌인 악덕상인과 무엇이 다른가? 이것이 필자가 “교회창립, 더는 안 된다” 며 극력 반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