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찰랑이는 가을 저녁
차창 밖에 비치는 도시의 강변공원을 끼고 돌아
하얀 벽 음악당 안에 들어선다.

빨간 양탄자 홀을 길게 지나
젖어드는 강변 불빛에 반짝이는 물길 현관 앞에
대여섯 분수가 밤하늘 가로 펄럭이는 저녁

컨서트 홀 안에 모여드는
출렁이는 사람들의 그림자
가득 메웠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는 청중자리

이층 곁 앞자리 아래 무대에는
바이올린 컨트라베이스 푸륫 툼바 조율 흐름

독일 작곡가의 현대음악 고음 섞여 관악의 뒤섞임
고르지 않으면서 찬바람 소리 소요가 모아지다
헝클어지는 조화로, 규모 잃은 현대의 淨化

크리스터포 엣센바흐의 규격 짜인 손 지휘
베토벤의 합창 심포니가
차분히 열려오는 계곡 속의
어디 메서 들려오는 물소리 되어

모아지면서 흩어져 낭떠러지로 돌아 떨어져 흐르다
내천 되고, 작은 강줄기 되어
차츰 바위 치는 해일로 강물이 되는데

잔잔함과 솟구침으로 걸어 온
우리네 발길의 강물 길이라면
내 청각은 어느새 식어져

마음안의 가득 찬 소리 없는 악상으로
거친 어둠, 때로 합쳐진 밝음의 騷音으로
모조리 구석구석 담아
익고 익혀져가는 화음

또 쪼개져 뭉쳐 모아졌다
들려지지 않는 소리로 다시
화려하게 차츰 指揮는 흔들리는데

쟌 랄리아의 솟구치는 맑은 바리톤으로
엷게 터져 오르면
가득 메운 150명 합창은 섞기여 위로 퍼지다가

바람 이는 大河로 부딪치고 출렁이어
알지 못하는 사이 파도 소리로 이어지다

바람과 바다 넘치는 영혼
渾然, 하나의 세계로..
담담히 거기에 가만히 멈추다


Oct. 1st 2010_ Washington National Symphony Orchestra가 우리네, 반년 가까이 기다렸던 Christoph Exchenbach의 지휘로 The Choral Arts Society of Washington 합창단과 함께, 독일 젊은 작곡가 Pintscher가 작곡한 아주 현대적 음악 Herodiade-Fragmente로 먼저 연주되고, 잠깐 Intermission을 가졌다가 다시 고대하던 Beethoven 합창교향곡 Symphony No.9이 연주되는 Lincoln Concert Hall 저녁의 밤이었습니다. 의외로 홀 밖에서 반가운 정 목사님(영생교회) 가족을 만났던 것이, 무척 반가 왔고, 늦은 밤에 귀가하던 Hwy가 무척 오랜만에 참 잊히지 못하였던 늦은 밤길 이였습니다. 특별히 제4악장의 bass-baritone의 John Relyea의 고음으로 열려오는 4중창이 어느새 뒤섞여 퍼지는 합창단과의 혼연일체 되는 지휘자의 자태는, 귀 먹은 당시의 Beethoven의 마지막 심포니, 첫 지휘 후에까지도, 귀가 다 먹어 듣지 못하면서, 악장이 돌이켜 주고 열광하는 청중의 찬사갈채를 보았어야 했다는, 베토벤 자신의 격정적 아픔의 찬사를 그날 밤 나도 겹쳐 느끼는 듯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