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대박!”, “인생 역전!”

이런 복권 선전 문구들을 아마도 쉽게 보셨을 것입니다. 또 이런 복권을 판매하는 이들이 선전이 아니드래도 아마 그런 요행심으로 복권을 사보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농담이기는 합니다만 어느 분은 당신이 복권을 사는 것은 당첨되면 건축 헌금하기 위해서라고 해서 웃은 적도 있습니다.

복권(福券)!, 이름 그대로 맞기만 하면 복이 된다고 해서 부쳐진 이름이기는하지만 실상은 그와 정반대라고 합니다. 복권 당첨자들의 소위 ‘대박 이후’ 삶을 분석한 결과, 복권 당첨자들은 소송이나 돈을 노린 친지들의 음해에 시달리는 것은 보통이고 도박, 약물 등에 빠져 빈털터리로 삶을 마감하거나 심지어 자살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최근 AP통신은 4년전 3억달러에 달하는 파워볼 복권에 당첨되었지만 4년 만에 재산을 모두 탕진한 잭 휘태거라는 사람의 사연을 보도했는데, 그는 2002년 크리스마스에 복권에 당첨(3억 1,500만 달러)되어 세금을 제하고 일시불로 1억 1,300만 달러를 받았답니다. 이 당첨액은 미국 복권역사상 세 번째로 큰 금액이지만 한 사람이 받는 금액으로는 사상최대였다고 합니다.

복권에 당첨되기 이전에도 휘태거는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3개의 건설 회사를 운영하며 살던 백만장자였습니다. 하지만 억만장자가 되면서 그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답니다. 물론 다른 여느 복권 당첨자들처럼 그의 출발은 좋았답니다. 복권에 당첨된 뒤 평소 자신이 다니던 3개의 교회에 7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재산을 사회 환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그리 오래가지를 못했습니다. 그는 어느 날 자주 가는 스트립클럽 주차장에 세워둔 그의 스포츠카에서 현금과 체크 등 54만 5,000달러를 도난당했는데, 이 일로 그가 거액의 현금을 갖고 다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승용차와 사무실, 그리고 집에는 수차례 도둑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스트립쇼, 카지노, 경마장, 나이트클럽 등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며,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되자 그렇게 많은 돈은 그를 점점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자신만이 아니라, 그의 손녀와 손녀의 남자친구도 어린 나이에 마약 과용으로 숨진 채 발견되었고, 손녀 남자친구의 부모는 휘태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가 손녀에게 무분별하게 용돈을 줘 이들이 마약에 빠졌고 결국 죽음을 맞게 됐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미 휘태거 자신도 도박과 유흥으로 무너진 상태였습니다.

지난 해 가을에는 카지노에서 일하는 여성이 휘태거가 자신을 폭행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합의금을 요구했는데 최근 휘태거는 상대방 변호사에게 이와 같은 짤막한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나도 그녀에게 합의금을 주고 싶다. 하지만 내게는 돈이 한 푼도 없다."

이와 같이 복권에 당첨된 이후 비참하게 살아가거나 심지어는 그로 인해 비참하게 죽어간 이들의 예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고 합니다. 통계적으로는 복권에 당첨된 이들 중 3/4정도가 복권 당첨이전보다 훨씬 비참한 삶을 살아간다고 합니다. 복권 한 장으로 대박 맞아 인생을 역전해 보겠다고 산 복권이 당첨되기도 쉽지 않지만 설사 당첨이 된다하더라도 그것으로 복 받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받은 복도 빼앗기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복권은 실상 망권(亡券)이라고 불러야 옳을 듯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현상은 복권판매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 중에서도 복권 당첨으로 대박 맞아 인생 역전하려는 것처럼 어떻게 하면 단시간 내에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을까에 골똘하며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가 어떤 집회에 참석해서 은혜를 받았다하면 그 집회를 쫓아가고, 누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변화되었다하면 만사를 제치고 거기에 참석하려하고... 이런 현상은 목회에도 깊이 들어와 있어서 누가 무슨 교재를 가지고 교회를 성장시켰다고 하면 모든 것을 팽개치고 달려드는 모습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보게 됩니다.

한 장의 복권으로 인생이 행복하게 바뀌지 않는 것처럼 신앙생활에서도 하나님의 축복을 한 번에 거머쥐는 비법은 없습니다. 신앙인의 축복은 아무런 수고도 하지 않고 얻는 것이나, 자신이 수고한 것보다 더 나은 것을 얻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복되게 지으시고 인도하신다는 사실을 믿으며 매일을 그 믿음 안에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편의 시인은 “네가 네 손이 수고한대로 먹는 것이 복이라”(시128:2)고 고백합니다. 복권을 사는 것도 옳지 않고, 복권 사듯이 신앙생활을 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