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새벽 예배 때, 우리 교회 김 현철 전도사님의 간단한 메시지가 한국에서 방문한 제 동생에게 적지 않은 은혜가 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체험을 나누며 우리가 집에서, 저녁 식사 후 TV 앞에서 보내는 시간 한 두시간만 줄여도, 기도나 말씀 묵상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제안과 함께, 이제 새 해가 되었으니 자신들의 삶을 재조정하여 TV 앞에서 보내는 시간을 과감히 포기하고, 경건의 시간을 갖기로 결단하자는 호소가 동생의 마음에 설득력 있게 다가온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단히 바쁘게 살고 시간에 쫓기는 것 같지만, TV 앞에서는 마치 TV의 포로라도 된 것처럼 꼼짝 없이 붙들려 앉아서 상당한 시간을 그 앞에서 보내고 있다는 전도사님의 예리한 지적에 동의를 하며, 저 분의 이야기가 바로 자기의 이야기라고 동생은 다소 부끄러운듯 시인하였습니다. 아마도 많은 성도님들이 동일한 시인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TV 와 관련하여, 우리 교회 영어권 목사님이신 Alan Kieran 목사님의 꿈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우리 교회 오시기 얼마 전의 꿈이라고 합니다. 꿈 속에서 자기가 열심히 달리기 경주를 하며 목표물을 향하여 달려가는데, 거의 목표 지점까지 다가와 보니, 목표물 앞에 큰 TV 가 버티고 서 있어 도저히 더 이상 달려갈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꿈의 메시지는 분명하지요. 목사님께서 하나님 나라의 목표물에 이르는데 TV 가 큰 방해물이었던 셈입니다. 그리하여 목사님과 사모님은 당장에 TV 를 내다 버리는 결단을 하셨다고 합니다. 자연 하나님과 교제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영이 맑아지고 하나님의 음성을 쉽게 분별할 수 있더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교회를 섬기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기에 이르셨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 목사님 역시 가정에서 TV 를 추방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십니다. 저 역시 언젠가부터 TV를 전혀 내지 거의 보지 않습니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우선순위를 따라 살아가다 보니, TV 앞에서 시간을 보낼 엄두조차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생이 와 있지만, 우리 집의 습관을 따라 TV 를 보지 않으니까 이렇게 시간이 많이 나는 줄은 몰랐다고, 몇 번이나 감탄하곤 합니다.

1999 한국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3시간 23분을 TV앞에서 보내는데, 독서에 하루 10분, 신문에 7분 할애한다고 합니다. TV가 우리 생활에 너무 깊숙이 침투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이지요. TV가 가족과의 대화시간은 물론 독서와 공부시간을 빼앗고 비만과 당뇨, 시력저하 등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TV보기를 너무 좋아하는 엄마와 함께 자라나는 영아가 누워있는 동안 켜진 TV 때문에 눈이 밝은 빛이 보이는 한쪽으로만 쏠려 자란 후 사시가 됐다는 의학적 보고도 있습니다. 또한 광고의 홍수 속에서 분별력 없는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프로를 여과 없이 방영하는 것도 심각한 TV 의 문제점입니다. 실제로 3주간 TV 안 보기 운동을 했더니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고 공부에 도움이 됐으며 TV 안 보는 시간에 독서를 하게 됐다는 국내 석사논문도 있습니다. TV 뿐만 아니라 최근 인터넷 중독, 게임 중독을 통해 마약, 도박, 성 매매, 자살 사이트, 불건전 채팅 등이 독버섯처럼 우리생활에 깊숙이 침투해가고 있음은 진정 우리 교회들의 기도제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제 새 해가 되었습니다. 적어도 올해는 TV 포로에서 해방되시기를 결단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분명 하루가 더 길어졌음을 깨닫게 되실 것입니다. 그리고 대신 새벽 예배와 큐티를 습관처럼 행할 것을 결단하신다면 진정 여러분은 매일 매일 생명수 강을 향하여 나아가게 되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물가에 심기운 나무와도 같은 영육간에 형통한 새 해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이 성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