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을 갖고 도전하기로 결심했다면 외부적인 요건들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믿어야 한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상사와 일을 해야 한다면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기회로 삼아라. 회사가 어려운 처지라면 구조조정 당할까봐 불안해하지 말고 오히려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여기고 더 열심히 일하라. 우리 몸은 건강이 나빠지면 신호를 보낸다. 그럴 땐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 더욱 튼튼한 사람이 되는 계기로 삼으면 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외부상황은 시련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훈련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어떤 불이익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반드시 해내겠다.’라고 마음먹는 사람이라면 어떤 분야에서든지 성공할 수 있다.

브리태니커사의 영업사원시절 삼천포로 출장 갔을 때의 일이다. 동료와 여관에서 묵은 뒤, 이튿날 아침을 먹고 이발소까지 다녀와서 산뜻한 기분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온종일 발품을 팔았는데도 두 사람 모두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지역 유지도 만나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병원과 시장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단 한건도 계약되지 않았다. 당장 우리에게는 점심 먹을 돈도 없었다. 날이 저물도록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 우리는 여관으로 돌아와 하루 종일 돌아다녀 지칠 대로 지친 몸을 뉘였다. 하지만 내일도 계약을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과 내일 당장 치러야할 여관비는 어디서 마련할까 하는 걱정 때문에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게다가 점심부터 내내 밥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배가 몹시 고팠다.

기나긴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하지만 전날 밤 여관비를 못 냈으니 두 사람이 함께 일을 나갈 수는 없었다. 여관주인에게 다른 사람이 돈을 가져오기로 돼있으니 조금 기다려 달라고 사정한 뒤 동료를 여관에 남겨둔 채 혼자 나왔다. 오전 내내 뛰어 다녔으나 역시 계약을 단 한건도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배가 너무 고팠다. 시계라도 전당포에 맡겨 우선 끼니라도 해결하고 싶었다. 맡겨봐야 한두끼니 해결밖에 안되겠지만 배가 너무 고파 계속 시계를 만지작거렸다. 전날 점심부터 온전히 하루를 굶은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전당포를 찾아갔다. 그런데 전당포 간판을 보는 순간 ‘어떤 일이 있어도 계약을 하기 전에는 밥을 먹지 않겠다.’라는 각오로 출장비를 빠듯하게 가져왔다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다. 스스로 정한규칙을 어긴다면 그 동안의 모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갈 것만 같았다.

나는 잠시 갈등했다. 물론 몇 끼를 계속해서 굶는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그러나 20대의 청년이 고작 몇 끼 굶었다고 자신과 한 약속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다시 이를 악물고 걷기 시작했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생각했다. “내 목소리와 표정에 힘이 없으면 고객은 내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을 것이다.” 목소리에 더욱 힘을 주고 표정도 더욱 밝게 해 고객을 방문했다. 무작정 다니다 오후 다섯 시쯤 한 개인의원에 들렸다. 말할 기운조차 없었지만 있는 힘을 다해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하루가 또 헛되이 사라질 판이었다. 고객은 처음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설명이 계속되면서 조금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열심히 설명했다. “하나 합시다.” 드디어 고객의 입에서 허락이 떨어졌다. 이틀을 굶으면서 해낸 계약이었다.

다음날부터 동료와 함께 열심히 뛰어 연이어 세 건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도합 열 개의 계약서를 들고 회사로 돌아갈 수 있었다. 만약 순간의 배고픔을 면하려고 시계를 맡기고 밥을 배불리 먹었다면 꼭 계약을 해내겠다는 절박함이 생겨났을까?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마음가짐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 것이다. 나는 그달 브리태니커 한국지사에서 뽑는 ‘내셔널맨’이 됐다. 전국 500명의 조직원 가운데 1등을 한 것이다. 세일즈도 모르던 내가 1등을 하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어려움과 고비를 겪는다. 그러나 그 순간을 견디지 못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 순간을 어떻게 넘기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는 우리안의 잠재능력을 깨우고, 능력을 배가 시켜준다 문제 앞에서 다른 선택은 없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꼭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를 성공으로 이끈다.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죽는다는 각오, 반드시 이기고 살아서 돌아가리라는 굳은 결심이 결국 우리를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게 한다.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윤석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