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달라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의 새 임원들이 모여 앞으로 2년 동안의 계획을 두고 논의하였습니다. 지난 4월 총회에서, 저와 SMU에서 함께 공부했던 이성철 목사님(달라스중앙교회 담임)이 총회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이 목사님은 ‘상임위원’의 하나가 되어 당신을 도와 달라고 제게 부탁하셨습니다. 그 정깊은 청을 사양할 수 없어서 ‘할 수 있는 만큼’ 돕겠다고 말씀 드리고 수락 했습니다.

모임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제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큰 짐을 맡고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새로 시작하게 될 ‘목회자 학교’를 제가 맡아야 될 것 같습니다. ‘목회자 학교’는 새로운 임원단이 한인 연합감리교회의 미래를 내다보고 시작하려는 사업입니다. 젊은 목회자들 중에서 새롭게 교회 개척을 하려거나 현재 미자립 교회를 섬기는 분들을 초청하여 목회의 여러 분야에 대해 훈련하는 단기 프로그램입니다. 년 1회 혹은 2회, 약 30명 정도를 초청하여, 일 주일 정도 숙식을 함께 할 것입니다. 미래 교회를 위해 이 사업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임원들의 의견이었고, 그 중요한 일을 저보고 맡아서 추진해 달라 합니다. 저는, 내 목회도 제대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양했으나, 마냥 고집을 피울 수도 없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큰 목회’를 감당해야 할 책임과 소명이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목회자 학교를 맡는 것은 우리 교회가 큰 목회를 감당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교회로서는 제가 목회자 학교를 위해 시간과 정력을 쏟을 수 있도록 이해하고 배려해 주시고, 필요하다면 재정적인 지원도 해야 할 것입니다. 저로서는 제 삶이 더 복잡해지는 부담을 받아 안아야 합니다. 그래서 주저하고 있습니다만, 끝내 거부하는 것은 너무 자기 잇속만 챙기는 것이 되어, 그것도 주저됩니다. 신학대학에서 가르쳤다는 경력 때문에 저를 적격자로 지목하는데, 제가 과연 잘 할 수 있을지도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제 마음에 부담이 큽니다.

지난 합동임원회에서는 2011년도 한인총회를 유치해 달라는 한인 총회의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교회 설립 60주년을 기념하여 한인연합감리교회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다음 총회를 2011년 4월 25일부터 28일까지 가지기로 했습니다. 우리교회에서 행해지는 총회가 은혜 중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물적, 영적, 인적 지원을 계획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이미 여러 번의 행사를 통해 우리 교우들의 헌신과 능력이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교우들께 청합니다. 점점 커지는 교회의 책임을 즐겁고 기쁘게 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겸손하고 진실하게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저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7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