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History Makers 부흥컨퍼런스’가 28일과 29일 양일간 서울 신촌동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각 대학교 기독학생연합회와 신촌부흥을위한연합모임, 각 교단 청년사역 관계자들의 연합 모임인 히스토리 메이커스 네트워크(History Makers Network) 주최, 연세대 교목실 후원으로 오전에는 사역자 세미나, 오후에는 부흥 세미나, 오후에는 부흥집회 순으로 구분돼 열렸다.

컨퍼런스는 세미나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유익하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이틀째인 29일에는 ‘지역교회의 캠퍼스사역’을 주제로 한 손재영 목사(새문안교회 캠퍼스 파송선교사)의 강의가 눈길을 끌었다.

손 목사는 “한국교회 전체적인 수적 성장이 멈춘 가운데 몇몇 지역교회 청년부의 폭발적인 성장은 지역교회에 청년사역에 대한 강력한 동기를 부여했고, IMF 이후 청년 기간의 증가로 특별한 목회적 필요가 제기되면서 지역교회 청년사역은 교회성장의 주요 전략이 됐다”며 “청년사역 현장인 캠퍼스와 지역교회간 관계 변화는 캠퍼스 선교의 위축과 지역교회 청년사역 약진으로 간략히 정리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에 대해 “선교단체의 최대 장점이었던 현장성을 바탕으로 한 실천적 전도사역이 기존 교회청년들의 양육사역으로 위축됐고, 전도와 제자훈련은 지역교회의 단기선교와 양육과정으로 프로그램화 되어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손 목사는 “지역교회 청년사역이 성장일로에 있는 때 왜 다시 캠퍼스 선교를 이야기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는 먼저 지역교회 청년사역 성장이 사실 일부 대형교회에 국한된 사례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몰리는 일부 대형교회에서는 양육시킬 사람이 부족하고 개개인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소형교회는 여전히 청년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기존 훈련의 장이었던 선교단체들은 매력을 잃었고, 이곳에서 훈련받은 인재들은 대형교회에 몰려 있지만 대형교회 속 청년들은 군중 속의 고독에 매몰돼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그는 “특히 캠퍼스에서 만나는 지방 출신 청년들의 대형교회 탐방은 대학생활 내내 지속되는 경향이 있고, 지역교회 청년사역이 선교단체보다 활발해졌다고 해서 건강한 제자도가 실현됐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부흥인지,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교회 문화일 뿐인지 엄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교단체 사역 감소, ‘전도가 안 돼서’ 구심적 사역으로 전환했기 때문

2000년대 들어 선교단체 사역이 줄어든 대표적 원인으로 손 목사는 “전도보다 양육에 치중하는, 구심적 사역으로의 전환”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장에서 전도가 되지 않으니 기존 교인들에 대한 양육과 자체적인 교제, 내적 치유나 상담 같은 자기애(愛)적 사역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편으로는 지역교회가 미처 감당하지 못한 청년들의 양육을 역할 분담했다고 볼 수 있지만, 선교의 현장성을 상실한 것은 최대의 손실이었다”며 “동시에 대학사회와 분리된 선교 내용은 지역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 추락과 맥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20대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캠퍼스를 포기하고 청년사역을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교단체와 지역교회는 하나의 그리스도의 몸이고, 두 주체는 역할이 구분되더라도 따로 존재할 수 없다. 손 목사는 “이전 세대에 선교단체의 불신자 전도를 통한 수적 증가가 가능했던 이유도 사실 지역교회의 역할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교회가 그만큼 사회적으로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는 개신교 대사회적 이미지가 악화되면서 캠퍼스 선교단체 사역도 동시에 가라앉고 있으며, 교회에 다녔던 학생들에게 선교단체가 양육을 시작하면 오히려 교회학교에서 가르친 기초부터 다시 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의 교육과정과 대학 입학 전 세대들의 신앙교육 실패를 캠퍼스가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또 캠퍼스 선교의 실패는 고스란히 지역교회로 돌아간다.

손 목사는 이어 지역교회 캠퍼스선교가 사역의 열매를 거두기 어려운 이유로 “철저히 교회 중심적인 방법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교회는 ‘데려오는 자’의 역할을 강조할 수밖에 없어 가시적인 수적 부흥을 확인하지 못한 장년층은 재정 지원 적절성에 의구심을 갖기 때문이다. 또 청년담당 사역자들이 일주일에 하루 이상의 시간을 캠퍼스에서 보내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 한계도 있었다.

모임이 구성된다 해도 캠퍼스별 모임이 시도되는 경우는 은근히 학벌을 비교해 꺼려지는 이유가 되고, 식사 등 단순 교제 중심으로 진행되면 내용이 부실해 지속성 확보가 어려우며, 주로 하는 큐티나눔도 장기화시 지속성을 상실한다. 손 목사는 “지역교회들이 캠퍼스에 관심을 갖는 일은 긍정적이지만, 청년부가 역동적이지 않을 경우 캠퍼스선교가 공동체 집중도를 분산시켜 역효과가 날 수도 있는만큼 분명한 캠퍼스 선교전략과 리더를 세울 수 없다면 일단 부서의 내실을 기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선교단체와 지역교회, 갈등할 만큼 한가한 상황 아니다”

손 목사는 캠퍼스 선교에 대해 몇 가지를 제안하면서 발표를 마무리했다. 먼저 사역자 스스로 교회론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캠퍼스 선교의 동기가 수적 증가를 위한 방편에 머문다면 그저 청년동원이지, 진정한 의미의 선교는 아닐 것”이라며 “캠퍼스의 20대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친밀감을 맛볼 공동체이고, 캠퍼스에서 소속감을 맛볼 수 있는 건강한 공동체가 있다면 이것 자체가 복음이라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캠퍼스 선교주체들 사이에 연합사역에 대한 새로운 논의도 일어나야 한다. 그는 “그리스도인 한 사람이 전도하면 캠퍼스가 바뀌고 나아가 직장과 민족이 변화될 수 있다는 생각은 낭만적인 기대일 뿐, 변화는 커녕 거대 갈등 구조와 사회의 구조악 앞에 자기 몸 추스르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교회에 성실한 그리스도인이 없어서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가 악화된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므로 캠퍼스를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의 장소로 받아들이는 단체와 교회 전체가 한 자리에 모여 하나님 나라와 우리가 꿈꾸는 부흥에 대한 합의된 그림을 그리고, 개강·종강예배나 드리는 차원이 아닌 이렇게 합의된 사항에 책임있는 헌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교회와 신학교를 포함한 교단 차원의 캠퍼스선교 정책도 필요하다. 캠퍼스 현장에는 지속적으로 준비된 일꾼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작업을 신학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캠퍼스 선교 분야는 교단 차원에서 거의 외면당하는 수준인데, 이제 지역교회가 캠퍼스를 지켜온 무명의 단체와 사역자들의 짐을 나눠야 하고, 더 심도있는 캠퍼스의 영적 상황과 선교적 실태에 대한 연구 ·조사가 필요하다.

손 목사는 “지역교회와 선교단체 모두 밀려오는 신입생들을 양육하기도 바쁜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두 기관이 서로 경쟁할 만큼 한가한 시절이 아니다”며 “지역교회든 선교단체든 우리가 가진 장점을 조합해 다음 세대를 살릴 상호보완적 사역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손 목사 외에 사역자 세미나에서는 정종훈 교목(연세대)이 ‘부흥 컨퍼런스의 의미와 방향 찾기’, 김동석 목사(예수향기교회)가 ‘대그룹과 소그룹’, 이상준 목사(온누리교회)가 ‘전도와 선교’, 김욱 목사(어게인1907)가 ‘양육시스템과 관계구조’, 이규 목사(신촌아름다운교회)가 ‘성령·말씀·기도’ 등을 첫째날, 김종익 목사(염산교회)가 ‘부흥, Make the History!’, 장근성 목사(학복협 총무)가 ‘청년대학생의 의식과 트렌드’, 지문선 목사(국제학생회 총무)가 ‘외국인 유학생 사역’, 유명종 목사(새벽이슬)가 ‘캠퍼스 사역의 다양한 패러다임’ 등을 발표했다.

부흥세미나에서는 박명수 교수(서울신대)가 ‘근대 복음주의와 성령운동’, 배본철 교수(성결대)가 ‘19세기 이후의 부흥운동’, 김유준 교수(연세대)가 ‘종교개혁 이후 영미권의 대각성과 부흥운동’, 손종태 목사(어게인1907)가 ‘최근 아프리카와 모슬렘권의 부흥운동’, 김근주 교수(웨신대)가 ‘희년과 부흥’, 전강수 교수(대구가톨릭대)가 ‘부흥과 하나님 나라’를 강의했다. 이틀간 저녁 부흥집회는 각각 조동천 목사(신촌장로교회)와 박동찬 목사(일산광림교회)가 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