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인재 양성의 두 축을 감당하고 있는 장신대학교(예장 통합)와 총신대학교(예장 합동)가 새로운 심장을 단다. 두 대학은 8일과 15일 각각 장영일 장신대 총장과 정일웅 총신대 총장의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두 곳 모두 총장 선출을 위해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는 바람에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취임식을 갖게 됐다. 1년 넘게 파행을 거듭해 온 총신대는 말할 것도 없고, 장신대 역시 이성희 목사가 총장에 선출됐다가 고사하면서 8개월간 안개 속을 헤맸다. 그만큼 두 지도자들의 리더십을 향한 대내외적인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장영일 장신대 총장 “총체적인 선교 동력화” 선언

▲장영일 장신대학교 신임 총장
장영일 신임 총장은 무려 1년에 가까운 기간을 서리라는 직분으로 보내왔으며 그만큼 학교의 미래발전 구상에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장 총장이 그간 <신학춘추> 등을 통해 밝혀 온 학교 비전의 방향성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총체적인 선교 동력화”다. 학교의 모든 재정과 시설, 교수, 학생, 행정 등을 모두 선교적 관점에서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장신대가 그간 교육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충분히 갖춰왔다고 평가받은 만큼, 앞으로는 정신무장에 힘써 복음을 위해 생명을 바칠 수 있는 믿음을 갖도록 소프트웨어를 준비할 시기라고 장 총장은 강조한다. 구체적으로는 신대원생 전원의 견습선교사 의무화를 구상 중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신학대들이 세계선교의 사명에 총체적으로 응답했을 때 교회가 세속역사를 주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교회를 계승할 차기 세계선교의 주역으로 역할이 기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빠졌고,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이 같은 비전을 설립하게 됐다.

현장 목회와 세계 신학과의 균형도 주안점이다. 총회의 위탁 교육기관으로서 지나치게 급진적인 학문은 경계하되 세계 신학의 흐름을 외면하면 도태될 것이라는 게 장 총장의 생각이다. 교단의 신학적인 노선을 벗어나지 않는 동시에 세계적 신학을 연구하는 학풍을 만들어나가겠다는 다짐이다.

아울러 세계 각지에 퍼져나간 본교 출신 선교사들과 네트워크를 통한 사이버 대학을 건립하여 선교 현장 어디에서도 현지인 학생들이 장신대 교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드웨어적인 발전도 구상 중이며 기숙사인 엘림관 재건축을 우선으로 하되 박물관, 도서관등이 어울리는 복합건물계획을 갖고 있다. 또 새로운 비전의 실천 방안으로 모금 전담위원회 구성과 활성화, 포털 사이트 구축을 통한 교육과 재정의 극대화, 생활관과 도서관 건립, 영어교육 확대, 장학기금 조성 및 확대, 교수 석좌제 확대와 교수 정년 연장, 행정직원 충원과 자질 향상 등도 목표하고 있다.

정일웅 총신대 총장, 개혁주의 신앙 리더·기독교인문학 관심

▲정일웅 총신대학교 신임 총장.
극심한 지역주의와 교권주의 속에서 오랜 산고 끝에 선출된 정일웅 신임 총장은 “총신, 세계신학의 중심으로”를 구호로 삼았다. 한국의 장자교단으로서 정통 개혁신학을 전승하는 역할을 감당해왔다고 자부하는 총신대가 앞으로 세계 신학의 중심으로 우뚝 서고자 하는 강한 바람이 담겨 있다.

발전 계획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눈 정 총장은 첫째로 ‘개혁주의 신학의 세계적 리더가 되는 총신’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개혁주의 세계 기독교 연합단체 결성, 개혁주의 국제세미나의 적극 수용 및 개최, 대학의 국제화와 정보화를 이루는 기반 확충, 세계적인 개혁주의 대학들과 교류 협력 강화를 계획했다.

둘째로는 ‘교회로부터 사랑받고, 교회에 유익을 주는 총신’을 내세웠으며 신대원 경건훈련강화를 통한 교회가 필요로 하는 목회자 양성, 교회와 학교간의 신뢰 구축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교회 정보화 운동, 교회 성장을 위한 학술·신학 세미나 및 교회 컨설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셋째로는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총신’으로 산학협력단의 활성화 및 사회봉사활동을 적극 장려할 계획이며 넷째로는 ‘연구와 교육환경의 혁신을 이루는 총신’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우수 연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엄격한 교수연구업적평가제 도입), 사당 및 양지캠퍼스 시설 확충 및 노후시설 리모델링, 멀티미디어 강의실의 점진적 확충, 우수교원 확보, 신학지망생들을 위한 전액장학금 정착 기반조성 등을 추진하겠다는 다짐이다.

학생처장, 기획실장, 대학부총장, 대학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학자적 리더로서 이론과 현장이 결합된 신학교육과 함께 기독교 인문학도 깊은 관심을 나타낸 분야다.

특히 기독교 인문학에 대해 정 총장은 자신이 발표했던 <한국교회 목회자양성원리와 신학교육과정 개선에 관한 연구>에서 “대부분의 젊은 목회자들이 교회성장론의 기술적인 배움에 목말라 하고 있는 모습도 인문교육의 부재로 인하여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는 자질과 능력의 부족으로 나타난 현상이며 신학의 이론교육만을 받은 결과에서 초래된 모습”이라고 지적했었다.

이를 위해 정 총장은 신학교들의 입시제도개선과 신학교육체계를 재정비하여 대학 신학과가 기독교 인문학의 중심지가 되게 하고, 1-2년 동안 기독교 인문학(성경언어와, 신학언어, 철학적 사고 등 인문학, 교육학, 역사학, 국어학, 사회학 등)의 정신들을 충분히 길러 신대원교육과정에 진입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울러 총신대 양지캠퍼스 송전탑 문제도 시급한 해결과제로 두고 고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