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권 칼럼]김밥 CEO

1987년 서울을 떠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한 청년의 이민 가방에는 책만 가득했습니다. 무일푼으로 낯선 미국 땅을 향하던 청년은 "언젠가는 이 가방에 달러를 가득 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1년 후 청년은 미국인에게 김밥을 파는700억 원대의 식품회사의 사장이 됐습니다.

김승호 JFE대표는 사업 시작 4년 만에 텍사스를 비롯한 8개 주에 139개 김밥 매장을 열어 지난해 매출 13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김승호사장은 처음 미국에 와서 여러 가지 사업을 시도해 봤습니다. 컴퓨터 조립회사, 증권거래회사, 유기농식품회사를 차례로 말아먹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김밥을 말게 됐습니다.

미국인들에게 김밥은 '날씬한 동양인 들이 먹는 특별한 건강식'으로 인식 되어있습니다. 기름기 많은 중국 음식에 질린 그들에게 예쁘고 뒷맛 깔끔한 김밥은 매력 있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4년 4월 김사장은 미국 최대 식품유통회사 크로거(Kroger)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크로거의 대형 할인매장에 김밥코너를 열기 위해서 였습니다. 담당자를 만나고 싶다고 하자 "기다리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7개월 동안 매일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에게 두손든 크로거는 2005년 5월 휴스톤 북쪽의 한 매장을 내줬습니다.

2년전 한 회사가 들어 왔다가 한달 1500달러 남짓한 매출에 사업을 접은 자리였습니다. 매장을 연 첫날 김사장은 김밥을 딱 두줄 팔았습니다. 나머지34줄은 모조리 휴지통에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김밥을 띄워볼까 밤낮으로 고민했습니다. 김밥 만드는 자리가 구석이라는 점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김밥 마는 것이 보이지 않으니 고객 입장에선 그 김밥을 언제 만들어 놓은 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고객을 매장 안에 1분 더 붙들어 놓으면 매출이 1달러30센트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주방을 쇼핑몰 앞쪽으로 옮겨 달라고 크로거 측에 요청했습니다."

그날 이후 쇼핑몰 입구를 차지한 김사장의 유리부엌에서 화려한 '김밥쇼'가 시작됐습니다. 다양한 김밥의 모습이 고객들의 눈길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이 직접 김밥 만들기를 경험하게도 하고, 시식용 김밥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면서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4개월 만에 월매출이 만 오천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첫 크로거 매장이 성공하고 나서 직영회사를 갖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2005년 7월에 JFE라는 식품회사의 중국인 사장을 찾아가 회사를 사겠다고 했습니다. 180만 달러를 내놓으라는 말에 당시 가진 돈 전부(2,300달러)를 내 놓았습니다. 기가막힌 중국인 사장에게 대신 김밥의 가능성을 시험하자고 했습니다. 한달에 총3,000달러 매상을 올리던 매장5개를 빌려 김밥을 두달 만에 5만 8천 달러어치를 팔았습니다. 또다시 놀란 중국인 사장에게 8개월 만에 2,300달러를 뺀 나머지 금액을 전부 지불하고 회사를 사버렸습니다.

기자가 김사장에게 성공비결을 물었습니다. 남들이 다 안된다고 할때 그 상식을 과감하게 뒤집는 긍정적 사고와 절대 물러서지 않는 투지가 비결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예수님은 믿는 자에게 능치 못함이 없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의 사고방식은 언제나 긍정적입니다. 부정적 사고방식은 전능하신 하나님을 무능하게 만드는 독소입니다.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 재능과 실력을 잘게 부수어 버리는 Shatter machine과 같은 것이 부정적 사고방식입니다. 하나님은 절대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믿음을 기뻐하십니다. (히10:38-39). 모든 저주에서 자유케 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들은 패배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