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용어는 욕설들입니다. 물론 교실에서 배울 때보다는 길거리에서 또는 노래 가사를 통해서 배우는 경우가 그렇겠지요. 문화의 차이를 가릴 것 없이 욕설이 문화는 비슷합니다. 내용도 비슷하고 표현도 비슷합니다.

문제는 욕설에 담긴 감성입니다. 한국인이 드라마를 통해서 또는 글을 통해서 영어의 욕설을 배워 입에 올릴 때는 그 욕설이 가진 감정적인 무게를 전혀 알지 못하고 올리게 됩니다. 영어권 사회에서 욕설의 단어 한 마디가 그 문자적인 의미를 벗어나 얼마나 심각한 정신적 충격과 정서적 고통을 주는지 알지 못합니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 전달되는 정보의 수준에서 인류의 선도 민족이 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지구촌 세계인의 정서와 감성도 이해하고 함께 느끼고 교감하는 것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한류의 예를 들어 볼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아시아권과 아랍권 등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던 한류의 물결은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아졌고 완성도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한 것이 핵심적인 이유입니다. 이제 한류가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완성도로 장사하는 단계에서 우리보다 더 잘사는 나라에서 문화의 질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정서와 감성을 함께 느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4일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은 코리아나 화장품 측에 모델 박진희가 등장하는 '녹두 28 앰플' 제품 광고를 수정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간 동영상 광고에서 '히틀러도 동과 서를 다 갖지는 못했다'는 표현이 나오고 독일군복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불쾌감을 준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미국 내의 대표적인 유대인 시민 단체들도 4일초 코리아나 미국 법인에 항의를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코리아나 측은 "3월말부터 4월초까지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은 광고 시사회본"이라며 "실제 방영된 광고에는 '히틀러'라는 표현이 들어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코리아나에서는 대표이사 명의로 이스라엘대사관과 미국 내 유대인 단체 앞으로 "해당 영상이 광고로 방영되고 있지 않지만 불쾌감을 준 데 대해 사과하며 현재 방영되고 있는 의상에 대해서도 불쾌한 감정이 느낀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코리아나측은 "히틀러 등의 표현을 삭제한 만큼 현재로서는 광고를 수정하거나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민족은 스스로 피침략 민족이며 강대국에게 시달린 약소 민족이라는 위안을 가지고 살면서 다른 민족의 감성과 타 민족 역사의 고통을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 지구상에 수천 년에 걸쳐서 침략에 시달리지 않은 민족이 어디 있으며 원수 같은 침략 국가에 시달리지 않은 민족이 어디 있겠으며 원한과 고통의 가족사를 지니지 않은 민족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의 고통과 약함에 매여 있는 동안 우리보다 더 큰 고통을 당했던 수 많은 민족들의 정서와 감성을 배우고 느껴 볼 기회를 얻지 못한 것입니다.
독일군 복장만 봐도 소름이 끼치고 두려움이 몰려오며 증오가 터지는 "민족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독일군복과 벤츠 승용차를 연결할 지 모르지만 나찌 철모의 모양만 봐도 역사의 한이 되살아나는 민족들이 있습니다.

이제 한국은 세계화를 위해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어야 합니다. 타민족의 정서와 감성을 느끼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들의 정서와 감성의 토대가 된 타 민족의 역사를 공부해야 합니다. 한민족 부흥의 시기에 세계화의 첨병 역할을 했던 기독교인들이 다시 앞장서야겠습니다.

<위 칼럼은 지혜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인 '연우포럼'(www.younwooforum.com)과 합의하에 전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