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3/30)은 우리 교회 역사에 귀중한 마디가 그어진 날이었습니다. 이미 아시는 대로 지난 주일에는 우리 교회 안에 히스패닉 형제와 자매들을 위한 주일예배가 처음으로 드려졌습니다. 교회란 세상에 예수를 그리스도로 증거하고 이 증언을 들은 이들이 모여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그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공동체인데 바로 그러한 예배 공동체가 새로이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은 교회 역사에 참으로 소중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후 6시 정한 시간이 되어 많지 않은 이들이지만 히스패닉 형제와 자매들이 모이고 그동안 그들을 신앙생활을 도와온 히스패닉 사역팀 팀원들과 새로 시작하는 히스패닉 주일예배를 위해 함께 기도하며 예배드리기를 원하는 교우님들이 모여 함께 찬양하므로 시작된 예배시간 내내 제 자신도 얼마나 흥분이 되고 감격스러운지 연신 눈시울이 적셔지는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렇게 감동과 감격을 한 것은 우리 교회에 히스패닉 사역이 처음 시작된 동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교회에서는 히스패닉 사역이나 예배를 시작하게 된 것은 이를 위해 교회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서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동안 그들을 위한 구제나 봉사의 사역을 간헐적으로 감당해 오기는 했지만 직접 우리가 히스패닉을 위한 사역을 하거나 더욱이 그들을 위한 주일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히스패닉 사역을 하게 된 동기는 어떤 집사님 때문입니다. 그분이 일하는 직장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본을 보일 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히스패닉 분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대해주자 그들이 먼저 성경공부를 하기를 원하는데서 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저는 이 동기를 아주 귀하게 여깁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삶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였다는 것은 신앙인으로서의 삶의 본이 되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집사님께서 그들을 대하면서 처음부터 그들을 위한 사역이나 예배를 드리려고 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살아야 할 삶을 살았을 뿐이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귀한 것은 오늘날 교회 안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역자는 많지만 삶의 터전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지 않다는 비평을 받는 현실에서 그렇게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므로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예배 공동체를 이루는 통로로 사용하셨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일에 감동과 감격, 그리고 감사를 드린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대외 선교를 하고 있기에 이미 경험하여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어떤 지역에 복음 전파를 위해 선교를 시작하여 그곳에 예배공동체가 형성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대개 선교는 복음을 전하기 전에 복음에 대한 관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지역 주민들을 먼저 섬기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선교의 처음 기간은 대부분 구제와 봉사와 같은 섬김 사역이 주를 이룹니다. 그렇게 구제와 봉사를 통해 여러 차례의 만남과 섬김을 통한 후에라야 비로소 한 마을에 교회를 세울 수 있게 되고 그래야 예배를 드리는 공동체를 이루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사역을 시작한 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아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물론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공동체를 이룬 것은 여러분들의 수고와 섬김의 열매입니다. 집사님을 통해 신앙생활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지만 집사님은 스패니쉬를 전혀 할 줄을 몰랐는데 마침 우리 교회에 스패니쉬를 잘 하시는 전도사님이 계tu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기에 이렇게 예배공동체로 까지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스패니쉬를 할 줄 아는 전도사님이 계시다 해도 목회자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사역인데 이를 돕기 위한 사역팀이 자발적으로 구성이 되어 일년을 하루같이 매주 정성을 다해 저들을 섬겨 주시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과 같은 히스패닉 사역은 가능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지난번 8주간의 알파코스기간동안에는 귀한 분들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섬기는 모습은 옆에서 보기에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이렇게 여러분들의 섬김과 수고를 통해 드디어 지난 주일에 첫 번째 주일예배를 드리게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협력과 섬김은 지난 주일예배에도 이어졌습니다. 경배찬양팀에서 예배찬양을 돕고, 성가대에서는 예배 참석자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축하와 감사의 찬양을 해 주셨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예배에 참석한 히스패닉 교우들이 몇 번이나 감사의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지난 주일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롬8:28)는 바울 사도의 말씀이 우리교회 안에서 이루어짐을 경험한 아름다운 은총의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