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에서든지
처음부터 잘 알고 시작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믿음 생활을 시작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교회라고 하는 곳의 삶의 방식과
그 안에서 사람들이 맺고 있는
관계라고 하는 것도
믿음 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하시는 분들에게는
결코 적응하기가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믿음 생활을
오래 하신 분들에게는 별 것 아니지만,
처음으로 교회라는 곳에 속하여
믿음에 대하여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는 분들이
겪게 되는 어려움 가운데
바로 “믿음의 어휘”가 있습니다.

어떤 형제가 고백한 내용입니다.
(저는 이 형제의 기발함과 거침없음에
항상 부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성경을 읽는데
자꾸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말이
눈에 보였다고 합니다.
“하나님”이라고 불려지는 분은
잘 알겠는데, “여호”라는 분은
잘 모르겠더라는 것입니다.
이 형제는 생각하기를
아마 “여호”라는 분은
“하나님”과 비슷하게 능력 많은
신적인 존재이니까
성경은 기록하기를
“여호”와 “하나님”이라고
두 분을 나란히 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무릎을 치며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모른채
신앙생활을 시작했을 때의
자기 자신의 모습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이 형제에게서 이제는 어느덧
부쩍 자라난 믿음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한 분 하나님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여호”와 “하나님”을 두 분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기발하고도 창조적인 모습에
하나님도 마음이 싫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는 “미약사” 모임이 있습니다.
이 모임은 미국에서 약사로
활동하시는 분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미듬(믿음)이 약한 사람들”의 모임을
소리나는대로 부르는 것입니다.
“미약사의 가입조건으로는
1) 찬송가를 부를 때 아직 쑥스러워서
입을 떼지 못하는 교인,
2) 성경봉독이 끝날 때까지
아직 찾지 못하여 책장을 넘기는 교인,
3) 친교가 끝난 후 열심히 봉사하는
교인들을 미안해하며
집으로 향하는 교인”입니다.
(이것은 미약사 회장님의 말입니다).

저는 저 자신이
우리 리치몬드 한인장로교회의 목사인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즐거운지 모릅니다.
성도님들 한분 한분이
그렇게 귀하게 보일 수가 없습니다.
특별히 연약하던 지체들이
믿음 가운데 자라나고 있고,
또 “자람에 대한 열망”이
우리 믿음의 공동체를 불태우고
있기는 것을 느끼며,
“나 만큼 행복하게 목회하는 목사도
이 세상에 별로 없을 것이야” 라고
속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여호”와 “하나님”으로
읽으면 어떴습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믿음 가운데 자라나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미약사”라고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있습니까?
자라나면 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문제는
자라나지 않는 것일뿐입니다.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어떤 교회가 좋은 교회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이것입니다.
“훈련과 양육으로 믿음이
자라나는 교회가 좋은 교회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처음에는
신앙이 무엇인지,
믿음의 삶이 어떤 것인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좋은 훈련과 양육을 통하여
믿음이 자라나고
성숙한 삶으로 변할 수 있다면,
그 교회는 정말 좋은 교회입니다.
우리 리치몬드 한인장로교회는
모든 성도님들이 자라나는 교회가 되며,
그래서 모든 성도님들과 목사가 함께
행복하고 즐겁고 신나는 교회의 삶을
살아가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