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정책이 아침저녁 눈물기도?"

어떤 한국 일간지 인터넷 판에 실린 칼럼 제목입니다. 통일부 장관으로 지명된 분이 기자회견에서 통일 정책에 대해서 묻자 북한에 방문했을 때 아침저녁 눈물로 기도했다고 답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가 "사회복지 정책의 성패는 신앙심"이라는 요지의 칼럼을 신문에 기고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점차 늘어나기만 하는 반기독교 정서 때문인지 즉각 비꼬는 말과 비판하는 말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먼저 국가 정책은 눈물로 기도할 수 있는 신앙의 열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실용이라는 기능성만 가져서는 안 됩니다. 이념과 신념이 없는 사람들이 국가 공동체를 이끌어서는 안 됩니다. 무능한 사람이 신념만 가지고 이끈다면 더 큰 불행이겠지만 실력만 있고 이념과 신념이 없는 사람도 버금가는 문제입니다.

아무리 정책이 훌륭하고 효과적이라고 해도 집행하는 사람들과 정책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정책을 믿고 신뢰할 뿐 아니라 정책 목표가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 부흥을 이룬 것은 새마을 운동이나 수출주도 정책이라는 멋진 정책을 채택했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세"라는 구호는 온 국민에게 신념이 되었고 박정희 대통령과 정책 책임자들에게는 신앙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신앙을 표현하는 말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한국 사회와 지도자들이 아직도 다양함 속에서 하나를 이루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한국 사회에서는 주체사상이 신앙이 되어 버린 사람들에게는 관대하고 기독교 신앙을 사상과 신념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것 같습니다. "위수동김"을 생각하면서 눈물지었던 사람들은 민족을 향한 애정과 사랑을 가진 사람이고 북한 동포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사람은 현실 감각이 없는 사람으로 여깁니다. 가치를 실현하는 모든 행위는 근본적으로 신앙에 버금가는 신념과 이를 실천하는 능력에서 나옵니다. 그것이 어떤 이들의 가슴을 저리게 하는 "위수동김"이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든 예수님의 가르침이든 신념과 신앙이 기본이 된 사람들이 지도자가 된 것을 반겨야 합니다. 한국의 언론인과 지식인들은 모든 사상과 신념을 다양함의 관용으로 다루고 신념의 부재와 신앙의 부재를 더 걱정해야 합니다.

문제가 되는 두 번째 이유는 당사자들에게 있습니다. 지난 정권은 역사 이래 가장 깨끗했다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주변의 권력자들이 계속해서 스캔들을 만들었습니다. 이전의 스캔들은 권력을 휘둘러 사욕을 채우는 식이었지만 지난 정권의 스캔들은 주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실수에서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 권력을 사용하는 것은 사악한 일이지만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언행은 미숙한 일입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는 미숙한 것도 죄가 됩니다. 공적인 영향력을 가진 신앙인들은 신앙의 표현도 절제해야 합니다. 용어 선정에 신중해야 합니다. 어떤 자리인지 지혜롭게 파악해야 합니다.

신앙인들은 하나님이 주신 영향력을 소유한 사람들입니다. 신앙인들에게는 미숙함도 죄가 됩니다. (어쩌면 이 표현도 무신앙인에게 새로운 시비거리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LOL)

<위 칼럼은 지혜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인 '연우포럼'(www.younwooforum.com)과 합의하에 전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