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알링톤에 사는 팔렌시아 구스따보(50세)씨는 커다란 교통사고로 오른팔을 통째로 잃은 지체장애자다. 몇 년전 면허없이 운전을 하던 라티노 청년의 자동차가 달려들어 교통사고를 당한 후 그의 오른팔은 산산히 으스러졌다. 4개월간 여러 차례 소생 수술이 시도됐지만 무위로 그치고 결국은 겨드랑이 근처에 오른팔의 흔적만 남기고 절단해야 했다.

구스따보 자신이 불체자이고, 사고 차량 운전자 역시 무면허에 보험없이 불법으로 운행하던 터라 보상 요청은 커녕, 도리어 누적된 병원비 10만불을 물어내야 할 딱한 처지가 되었다. 과테말라 캐피탈이 고향인 구스타보가 미국에 온 것은 지난 7년전이다. 조상대대로 대를 물리는 가난이 고통스럽고 절망적이어서 동료들과 함께 미국에 올라와 노동자로 전전하던 터였다.

그동안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닥치는대로 일해 근근히 생활비를 벌던 처지에 갑작스럽게 당한 교통사고는 오른팔 뿐만 아니라 인생의 모든 것을 순식간에 망가뜨리고 말았다. 장애인 남편 구스따보가 부담스러웠던 아내는 집을 나가 다른 남자와 가정을 이뤘다. 당시 청소년이었던 두 남매는 충격을 견디지 못해 아들은 과테말라 폭력 조직에 몸을 맡겨 천륜을 끊었고, 딸은 중학교 다니면서 아기를 낳아 미혼모로써 순탄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사고 직후부터 가중되던 경제적 어려움, 팔을 잃은 심리적 공황(恐慌), 설상가상으로 가정파괴의 아픔은 자살 충동으로 이어졌지만 기독교 신앙으로 간신히 극복한 그는 굿스푼 라티노교회에서 전능자를 의지하며 견뎌내고 있다. 만남이 반가울 때 구스따보는 왼손에 들려있던 것을 내려놓은 후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오른팔 역할까지 두 몫을 감당하는 왼팔로 못하는 일이 없다. 샤워도, 세탁도, 음식도 지어서 먹는데 불편함이 없다. 심지어 컬모지역 거리예배가 있는 토요일이면 도우미로 참가하여 동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배식 후 뒷정리를 돌봐줄 정도로 심신이 건강해졌다.

20대 초반의 혈기왕성한 노동자들이 아침이면 수백명 운집하는 컬모 노동시장에서 경쟁을 뚫고 일거리를 잡기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약육상식의 살벌한 경쟁만 존재하는 인력시장에서 한팔없는 장애인은 설 곳이 없다. 장애팔을 애써 두툼한 옷자락에 감추고 두리번 거려보지만 몇 개월째 일자리를 잡지 못해 주머니에 먼지만 가득한 그는 친구집에 더부살이 한지 오래되었다.

그런 구스따보에게 자활 할 수 있도록 페인트 일을 가르쳐서 뒤를 돌봐준 한인이 있어 그는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작년에 이어 계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거리의 노동자들은 이번 겨울 가장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심한 두통과 갈비뼈 주변이 욱신거려서 걱정이 태산같다. 간헐적으로 쑤시던 통증이 최근에 빈번해지자 구스따보는 두려워한다.

구스따보의 꿈은 장차 워싱턴 지역에 떠도는 수십만 라티노 불체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굿스푼 영어 야학에 참석하여 영어로 의사소통을 익히고 있고, 주일 오후엔 목자들을 양성하는 신학수업에 참가하여 영혼 구령을 위한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다. 한팔로도 무슨일이든 척척 잘하는 장애인 구스따보를 살갑게 보살펴줄 독지가가 필요하다. 장차 불체자 라티노 영혼을 구령할 전도사로 훈련되고 있는 구스따보는 "장애는 불편하지만, 그러나 불행하지 않아요" 봄소식을 전하는 화사한 개나리꽃 처럼 그의 꿈이 실현되도록 다정하게 부축여줄 손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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