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의 하루 낙 중의 하나는 인터넷에 올라온 우리 성도님들의 큐티를 읽어보는 것입니다. 목회 시작한 이래 끊임없이 큐티를 강조하다가, 지난 해부터 시작된 인터넷 큐티가 이제 서서히 번져가는 것 같아 감사하기만 합니다. 물론 아직도 극히 소수의 분들이 묵상을 올리시긴 하지만 큐티 문화의 가능성을 보는 것 같아 내심 흐믓하게 여겨집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성도님들을 충분히 심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늘 죄송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성도님들의 삶이나 신앙 상태에 대하여 궁굼하지만, 그저 셀 목자님들의 보고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접할 뿐이지요, 일일이 다 성도님들을 챙겨드리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대부분 목회자들의 고민일 것입니다. 교회는 가족인데, 가족들이 이렇게 서로 모르고 지낸다는 것이, 제 마음에는 항상 일종의 부담입니다. 그래서 저의 형편에서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하여 우리 성도님들과 좀 더 긴밀한 교제를 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인터넷의 활용은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심방보다 빠르고, 편지보다 편리하며, 전화보다도 시간이 절감되는 인터넷을 통하여 저는 보다 많은 성도님들과 보다 유익한 만남을 가질 수 있어서 인터넷은 목회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어 왔습니다.

물론 우리는 인터넷 문명의 약점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 컴퓨터 통신의 대화방을 통해 만나는 온라인 공동체 (On-Line Community)는 실제로 함께 삶을 나누는 오프라인 공동체 ( Off-Line Community)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는 지적처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서의 전환이 놀라운 정보 문명의 발달을 가져오긴 했지만, 인간이 테크놀로지에 취해버려, 비인간화 될 수 있는 불이익도 결코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화려한 첨단 과학 문명 가운데서, 오히려 현대인들의 고독과 방황은 깊어가며, 인터넷이 그야말로 마귀의 통로가 되어 현대인들의 정신을 황폐하게 만드는 위험 수위가 높아지고 있음도 봅니다. 그리하여 우리 교회에서도 미디아 중독 학교를 개설하는 등, 강하게 불어오는 하이테크 바람의 악영향으로부터 성도님들을 보호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터넷은 하나의 단순한 전달매개체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전달내용이지요. 전달 내용에 성령님의 터치가 있다면, 고속 인터넷은 성령님의 역사를 고속화할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교회들은 기도하고 연구하며 인터넷이 하나님의 매체로 쓰임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인터넷 큐티는 첨단 과학 기술과 영성이 만나는 이상적인 디지털 시대 그리스도인들의 교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말씀 안에서의 교제를 통해 거룩한 교제 문화가 번져가고 있음은 물론이요, 말씀의 적용을 나눔으로, 말씀의 생활화를 훈련하는 제자 훈련의 현장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봅니다. 인터넷 큐티 뿐 아니라, 웹 게시판에 올려지는 여러가지 감동적인 글들을 통하여 나누어지는 성도님들의 만남은 어느 사이엔가 교회 안에서 아름다운 교제의 공간을 형성해 가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미래학자로 손꼽힌다는 존 네이스빗은 ‘하이테크, 하이터치’ 란 책을 통하여 과학 기술문명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며 하이터치는 반드시 하이테크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이렇게 정의합니다. “ 하이테크-하이터치란 첨단 과학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지만 그것을 시간과 종교와 철학과 예술과 풍부한 감성의 렌즈를 통하여 재조명하고 정화시키는 노력을 의미한다.” 맞습니다. 현대인들을 매혹시키는 디지털 매체위에 지성과 감성과 영성의 렌즈를 끼우고자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인터넷은 현대인들에게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인터넷 고속문명을 타고 복음의 역사가 고속으로 전 세계에 달려나가게 됨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속히 임하게 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될 것입니다. 더 많이 인터넷 큐티에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