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WAL-MART 에 쇼핑 갔다가 목격한 일입니다.
한국인 여성이 여자 아이를 데리고 샤핑을 하는데 잠시 물건을 고르는 사이에 딸 아이가 이것, 저것을 자꾸 만지고 건드리다가 아뿔싸.. 그만 값 비싼 유리 제품 두어 개를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놀란 아이 엄마는 "못 살아.. 못 살아…왜 그걸 만져서 비싼 것을 깨뜨리니?" 하고 아이를 욱박지릅니다. 엄마의 기세에 아이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여러 사람이 보고 있어서 차마 때리지는 못하고 은근 슬쩍 끌어 당기면서 꼬집고 비틀고....

그때 직원 하나가 달려와서는 "So sorry" 를 연발하면서 아이를 살핀 후에 깨어진 유리 제품을 쓸어 담습니다. 아이 엄마가 사무실이 어디냐고 묻자 걱정스런 표정을 지은 후 방향을 알려 줍니다. 아이 엄마는 사무실로 가는 도중에도 계속 아이를 윽박 지르고, 옷깃을 세게 잡아 당겨서 아이를 주눅들게 합니다.

사무실에서는 이미 연락을 받았는지 매니저가 상냥하게 이들을 맞이합니다.
아이 엄마는 속상해 하는 표정으로 지갑을 꺼내며 파손된 제품의 가격을 묻습니다.
매니저는 "무슨 소리냐? 아이가 어디 다친 데 없는지 살펴보라"고 하면서 지갑을 도로 가방에 집어 넣도록 합니다. 아이 엄마는 변상 안 해도 된다는 안도감에 그제사 아이가 다쳤는지 살펴봅니다.

미국 사람들이 이런 경우를 당했으면 당장 사무실로 달려가서 "당신들이 물건 진열을 잘못해서 유리제품이 파손되었고, 그로 인해 우리 아이가 놀라서 울고 있는데 병원 치료가 필요하니 앰블랜스를 불러달라"고 당당히 요구합니다. 매니저는 그럴까봐 걱정하고 있는데 지갑을 꺼내서 물건 값을 변상하려고 하니 놀랄 수 밖에요.

미국인들은 같은 경우에 사람 중심인데, 우리는 물질 중심입니다. 내 아이가 다쳤는가 하는 것 보다는 물건 값 변상 할 생각에 화가 나는 것입니다. 어제는 이곳 워싱톤에서 상당한 규모의 교회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미국 교회를 렌트한 교회입니다.

그런데 예배당의 장의자에 온갖 도색 그림과 함께 성욕을 자극하는 글들이 아름다운 한글로 적혀 있었습니다. 부끄럽다는 생각보다는 화가 났습니다. 교회 의자에다가 이게 뭡니까?

그것도 자체 교회가 아니라 렌트 교회라서 미국인들도 함께 사용하는 시설에 도색 그림과 한글 낙서라니요? 그들이 한글은 몰라도 도색 그림은 알아 볼 것 아닙니까? 이러니 한인들에게 교회 임대 안해주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화장실에 갔더니 소변기 위에 한글로 된 경고문이 있습니다.
"변기에 가래침을 뱉지 마시오"
그런데 그 경고문 옆 벽에 매직으로 커다랗게 쓴 한글이 보입니다.
"왜요?"
그걸 몰라서 매직으로 크게 써서 물어 보는 겁니까?

미국인들이 볼 때 야만인 수준입니다. 미국에 온지 10년이 채 되지 않아서 아직 미국 문화에 적응을 못해서 그런 건지 영 이런 게 눈에 거슬립니다. 이건 문화 충돌이라고 해야 합니까? 아님 무경우 라고 해야 합니까?

김찬국 목사(새하늘교회. VA . 센터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