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히스패닉 복음주의 지도자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과 생활비 상승으로 라틴계 유권자들의 공화당 지지가 약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히스패닉 복음주의자들이 민주당으로 이동하기보다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교회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전국히스패닉기독교지도자회의(이하 NHCLC) 회장인 로드리게스 목사는 지난 20일 워싱턴 D.C. 성경박물관에서 열린 창립 25주년 기념행사에서 CP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보수적 기독교 가치와 가족 가치를 지지하는 라틴계 유권자의 비율이 과거 약 50%에서 현재 약 30%로 낮아졌다"며 국제 분쟁에 따른 연료·식품 가격 상승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한 이민 단속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로드리게스 목사는 "이러한 불만이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기보다 투표 불참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많은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집에 머물며 투표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경우 보수적 기독교 가치에 기반한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교회가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드리게스 목사는 "백악관에 대한 접근은 전례가 없을 정도"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났고, 백악관과도 매주 대화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이민 문제와 관련한 정책적 갈등에 대해서는 "관료적 절차 등으로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행정부가 라틴계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이 다른 보수적 기독교 의제까지 뒤로 밀어내서는 안 된다"며 "낙태와 성 정체성 관련 정책, 마르크스주의와 반유대주의에 대한 반대 등도 히스패닉 복음주의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민 문제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는 없다"며 "지역 교회 목회자들은 특정 정당과 직접적으로 연계하기보다 성경적 원칙에 기초한 설교에 집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로드리게스 목사는 NHCLC가 지난 25년간 이어온 사역의 과제로 차세대 지도자 양성과 교회 간 협력도 제시했다. 그는 단체의 표어인 '하나의 운동, 다양한 목소리'(One Movement, Many Voices)를 언급하며 "히스패닉 복음주의 운동에서 젊은 목회자와 사역자들이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 교회들은 서로 경쟁하기보다 도시와 공동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에서 홀로 활동하는 사람은 없다. 협력은 하나님 나라의 DNA"라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목회자와 목회자 가정을 위한 정신건강 지원 사업도 주요 의제로 다뤘다. NHCLC의 목회자 건강센터는 우울증과 불안, 부부 갈등, 자녀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목사는 "이러한 문제가 최근 3년간 크게 늘었다"고 설명하며 "신앙이 있다는 이유로 심리적 도움을 받는 일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앙과 과학에 기반한 지원 자료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대면 상담 자원 등을 통해 목회자와 배우자들을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