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스 탄(Morse H. Tan) 전 미국 국제형사사법 담당 대사가 한국의 출국금지 조치로 미국에서 열린 103세 조모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한국의 교회에서 조모에 대한 추도사를 전하며, 가족을 위해 평생 기도했던 조모의 신앙과 유산을 회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13일 "모스 탄 전 대사가 조모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금지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8일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법원은 개인적으로 긴급한 사정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익상 우려를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탄 전 대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제형사사법 담당 대사를 지냈다. 그는 지난 5월 말 6·3 지방선거를 참관하기 위해 한국에 입국한 뒤 출국금지 조치를 받았다. 그가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한국 선거 관련 행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청소년 시절 범죄 연루 의혹을 언급한 것이 문제가 됐다. 검찰은 해당 발언과 관련해 탄 전 대사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탄 전 대사의 첫 공판은 오는 10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기독교인 조모의 평생 기도와 신앙 회고
탄 전 대사는 이달 초 경기 파주 운정참존교회에서 전한 추도사에서 조모가 매일 가족 모두를 위해 기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모가 증손자에 이르기까지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기도했으며, 성경 전체를 여러 차례 필사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저는 오늘 조모의 기도에 대한 살아 있는 응답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모는 제가 미국에서 직접 전하고 싶었던 추도사를 이곳에서나마 전할 수 있도록 해준 가족의 뿌리"라고 했다.
탄 전 대사는 "조모가 약 60년 동안 믿지 않던 남편의 구원을 위해 기도했다"고 전했다. 조부는 조모가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신체적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이후 조부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조모는 남편이 아직 기독교인이 되지 않았다며 의료진의 인공호흡기 제거 권고를 거부했다고 한다. 탄 전 대사는 "조부가 혼수상태 중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다"며 "이후 의식을 회복해 신앙을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조모가 세상에서 보기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 삶을 살았을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귀한 사람이었다"며 "장례식에 참석해 조모의 삶을 기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탄 전 대사의 출국금지 조치를 둘러싸고 미국 정치권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샘 브라운백 전 미국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지난달 CP와의 인터뷰에서 "출국금지 조치에 놀랐다"며 "미국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하원의원들도 지난 8월 강경화 주미한국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탄 전 대사에 대한 처우를 비판한 바 있다.

































